ADVERTISEMENT

군기밀 김정남 前수석에 누출…94년 합창의장이 건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1면

북한의 도발때 한.미 연합군의 대응전략인 '신작전계획 5027' 이 이를 받아볼 수 없는 위치의 청와대 전직 수석비서관에게 전달됐던 것으로 뒤늦게 밝혀졌다.

정부의 한 고위당국자는 20일 "94년 7월20일께 당시 합참의장인 이양호 (李養鎬) 씨가 이 계획을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에게 보고하러 청와대에 들어오면서 당시 교육문화수석비서관이던 김정남 (金正男) 씨에게도 복사본을 전달한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신작전계획 5027' 은 94년 7월8일 김일성 (金日成) 사망에 따라 합동참모본부가 기존 '작전계획 5027' 을 보완한 것으로 교문수석비서관에게는 배포될 수 없는 1급 비밀문서다.

이 당국자는 "당시 청와대의 한 관계자가 李합참의장에게 '왜 문서를 2부 갖고 왔느냐' 고 물었더니 李의장은 '金수석이 1부를 요청해 그렇게 했다' 고 말한 것으로 안다" 고 밝혔다.

공안당국은 당시 이 사건을 국가의 1급 비밀문서 보안관리에 중대한 구멍이 생긴 것으로 보고 내사에 착수했으나 당시 권력관계상 철저한 조사를 할 수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金수석은 재직중 우리 현대사의 재해석 문제등을 놓고 '진보적인' 차원에서 정책을 추진해 논란을 야기시킨 논란의 인물이었다.

이 당국자는 "金수석은 후에 이 문서를 합참에 돌려준 것으로 안다" 면서 "그러나 金수석이 이 문서를 갖고 무엇을 했는지는 알 수 없는 상황" 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정부 출범후 초반기엔 이 사건뿐만 아니라 대통령의 일정이 공공연히 누설되는등 공안관계상 석연치 않았던 사건들이 상당수 있었다" 면서 "이에 대한 처리문제를 놓고 현재 공안당국이 고심중이나 현정부하에선 철저한 조사가 힘들 것으로 본다" 고 말했다.

그는 "공안당국은 황장엽 (黃長燁) 전북한노동당비서에게도 이런 사건들에 대한 인지여부를 물어보았으나 아직까지 직접적인 연계는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면서 "결국 새 정부가 이런 사안들에 대해 어떤 자세를 취하느냐에 따라 진상파악 여부가 결정될 것" 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金전수석은 "전혀 모르는 일" 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이냐" 는 질문에 "기억이고 뭐고 모르는 일" 이라고 되풀이했다.

안희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