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신개념 메모리칩 개발 …다층소자 기술 이용 기억용량 획기적 증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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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세계 최대의 반도체제조업체인 미국의 인텔사는 17일 (현지시간) 기존의 반도체 제조방식이 아닌, 다층소자 (多層素子) 기술을 이용한 새로운 플래시 메모리 칩인 '스트레이타플래시'를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기존 메모리칩 제조기술은 한개의 소자에 하나의 정보만을 담은 형태였으나 이번 인텔사가 적용한 기술은 한개의 소자를 여러층으로 분할, 2개의 정보를 저장하는 새로운 방식이다.

인텔측은 이 기술이 발전될 경우 한개의 기억소자에 3개 이상의 정보를 담을 수 있다고 밝혀 앞으로 반도체 제조방식에 큰 변화가 일 것으로 예상된다.

이번 다층기술을 이용할 경우 같은 집적도를 가진 반도체의 기억용량을 3~4배 늘릴 수 있어 생산원가등이 대폭 절감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세계 반도체 제조업체들은 미세 가공기술등을 이용, 트랜지스터등 기억소자를 더 많이 집적해 넣은 형태로 대용량 메모리칩을 설계해왔으나 집적도를 높이는 방식만으로는 보다 대용량의 메모리칩을 제조하는데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돼 왔다.

인텔측은 새칩의 개발로 지금까지 18개월마다 마이크로프로세서의 기능이 2배로 늘어난다는 이른바 '무어의 법칙' 이 9개월마다 2배로 늘어나는 것으로 바뀌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새 칩은 64메가비트 (8메가바이트) 의 용량을 갖고 있으며 미국에서는 29.9달러 (약2만7천원) , 일본에서는 32달러에 판매될 예정이다.

◇ 플래시 메모리 = 전원이 나가면 기억정보를 상실하는 다이내믹램 (DRAM) 과 달리 전원공급이 끊겨도 기억정보를 저장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전화음성녹음장치등에 이용돼 왔으며 가격이 싸질 경우 컴퓨터 하드디스크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는 저장매체다.

◇ 다층소자기술 (MultiLevel Cell Technology) =메모리칩이 정보를 저장하는 방식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수억개의 물컵이 반도체칩 속에 들어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각각의 물컵은 물이 차있을 경우를 1, 비어있을 경우를 0이라고 인식하며, 물컵 8개를 조합해 2진수로 표현하면 영문자 1개, 16개를 조합하면 한글 1자를 저장할 수 있다.

이번 인텔의 신기술은 기억소자에 해당하는 물컵이 물이 있다 없다만을 인식하는 것이 아니라 물의 양까지 측정해 인식한다는데 차이가 있다.

1개의 물컵을 3등분해 비었을 경우 00, 3분의 1 찼을 경우 01, 3분의 2가 찼을 경우 10, 꽉 찼을 경우는 11등으로 2자리 2진수를 인식한다면 한개의 소자에 2개 (2자리) 의 정보를 저장할 수 있게되는 것이다.

김원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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