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책]'멋과 한국인의 삶' 최정호 외 著

한국인의 삶 가운데 한가지씩 주제를 잡아 이를 과거와 현재, 미래의 관점에서 재조명하는 작업을 펼치고 있는 미래학회가 '산과 한국인의 삶' '물과 한국인의 삶' 에 이어 세번째로 펴낸 책. 지난 96년 8월부터 3개월 동안 중앙일보에 연재됐던 내용을 포함해 모두 32명의 전문가가 '멋' 이라는 대주제를 각기 철학적.역사적.한국학적.현대적.산업적.인간학적 성찰속에 담아냈다.

아름다움을 보는 눈, 즉 심미관 (審美觀) 은 문화와 시대에 따라 다르기 마련. 이 책에 제시된 '멋' 은 바로 이 아름다움이 한국적으로 발현된 형태를 뜻한다.

조선조 선비들의 지조, 판소리의 구성진 가락, 한옥 기와지붕의 유려한 곡선, 민화 (民畵) 의 자유분방한 파격미, 넉넉하게 몸을 감싸주는 한복의 여유로움등이 자세하게 소개된다.

그리고 이러한 미의식을 현대 디자인에 접목하는 방안도 논의된다.

반면 필자들은 급속한 산업화 과정을 거치면서 우리 사회는 멋의 공백상태를 맞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리 문화의 정체성 상실을 경고하는 셈. 이런 문제의식에서 출발해 진정한 멋이 무엇인지를 풀어가고 있다.

〈나남출판.6백79쪽.1만6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