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중 총재,보름간 영남 순방 "공동정권 설명하면 승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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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김대중 (金大中) 국민회의후보가 오는 26일부터 10월초까지 보름동안 2차에 걸쳐 영남권 순방에 나선다.

이 기간중 국군의날 행사 참석등 불가피한 일정을 제외하면 사실상 가용 (可用) 시간을 모두 영남권에 쏟아붓는 강행군이다.

26일 대구, 29~30일 창원, 2~4일 부산등 이미 계획이 잡힌 7일외에도 안동.울산.포항.마산등지를 대상으로 추가 일정을 섭외하고 있다.

창원과 부산에서는 지역 방송국의 TV토론이 잡혀있고 도시별 세부 공약.정책 발표회도 예정돼 있다.

비서실 관계자들조차 92년 대선때 '적당히' 영남을 순방했던 전례를 들어 파격으로 받아들일 정도다.

이는 영남출신 당내 소장파 의원들이 '영남포기 불가론' 을 적극 개진한 것이 작용했다는 전언이다.

설훈 (薛勳).김민석 (金民錫).추미애 (秋美愛).김상우 (金翔宇) 의원등은 이 문제로 金후보와 몇차례 대화를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金후보 진영은 이에 따라 시기적으로 9월말~10월초, 지역적으로 영남에서의 두자릿수 지지율을 대선 레이스의 승부처로 설정한 모습이다.

17일 간부회의에서는 "영남권 공략이 중요하다.

공동집권.공동정권의 성격을 설명하면 예상밖의 성과를 거둘 수 있다" 고 결론내렸다.

조세형 (趙世衡) 총재권한대행도 "임진왜란때는 호남이 없었으면 전쟁을 치를 수 없었지만 대선에서는 영남의 일정 도움이 없으면 이길 수 없다" 고 동조했다.

단일 표밭으로는 가장 큰 표밭이며 이회창.조순후보와 이인제경기지사가 3파전을 벌이는 상황을 맞아 영남에서의 일정 지지율이 없으면 대선에서 이긴다 해도 정국안정을 기약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金후보가 이달초 김현철 (金賢哲) 씨의 사회적 재출발을 시사한 것, 군장성.전직 고위공직자 영입의 초점을 영남권에 맞추는 것도 맥락을 같이 하는 것같다.

그러나 당내에는 "거부감 완화를 진짜 지지율 상승으로 해석하면 곤란하다.

어차피 한계가 있다" 는 신중론도 만만찮다.

金후보 한 핵심측근은 "최선을 다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그 자체로도 효과를 거둘 수 있다" 고 밝혔다.

영남표가 특정 후보에게 몰리는 현상만 막아도 큰 성과라는 생각도 있는 것같다.

김현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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