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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적선 포착 30분 만에 완전 제압 … 청해부대 첫 훈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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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총원 전투 배치” “링스(LYNX) 출격, 고속단정(RIB) 출동” -.

문무대왕함(4500t) 함장 장승우(해사 39기) 대령의 명령이 떨어지자 청해부대는 일사불란하게 움직였다. 해군은 첫 전투함 파병을 앞두고 4일 경남 거제도 인근 해상에서 실전 같은 종합훈련을 했다. 청해부대는 3월 중순 해적이 들끓는 소말리아 북쪽 아덴만에 파병될 예정이다. 훈련에는 청해부대의 작전팀으로 한국형 구축함(KDX-Ⅱ)인 문무대왕함과 대잠헬기 링스 1대, 고속단정 2척, 해군 특수전요원(UDT/SEAL) 등 300여 명이 참가했다.

훈련은 화물선을 호송하던 문무대왕함의 레이더에 빠른 속도로 다가오는 정체불명의 선박이 포착되면서 시작됐다(이하 해군 설명에 따른 재구성). 문무대왕함은 국제상선통신망으로 14㎞ 떨어진 괴선박을 호출했으나 응답이 없었다. 문무대왕함은 곧바로 전투 태세에 돌입했고 작전팀은 발진했다.

아덴 만에 파병될 청해부대의 문무대왕함(4500t), 대잠헬기 링스, 고속단정(RIB)에 탑승한 해군 특수부대원(UDT/SEAL) 등 작전팀이 모의 해적선(우측 고속정)을 체포하기 위한 협동작전을 실시하고 있다. [부산=송봉근 기자]


링스 헬기가 가장 먼저 출격했다. 시속 280㎞로 비행하는 링스는 공대함 유도탄 시스쿠아 4기와 대잠어뢰 1기, K-6 중기관총(유효사거리 1.8㎞)을 장착하고 있다. K-6는 이번 해적 소탕을 위해 링스 헬기에 처음 장착했다.

괴선박이 러시아제 AK 소총으로 무장한 해적선임을 확인하자 링스가 정선을 지시했다. 이어 문무대왕함에 탑재된 5인치 함포와 골키퍼(구경 30㎜) 대공포를 표적에 연동시켰다. 해적선은 고양이 앞의 쥐가 됐다. 해적선이 함포의 사정권(32㎞) 내에 들어왔기 때문이다. 해적선이 골키퍼의 사거리인 6㎞ 이내에 들어오면 백발백중이다. 분당 4200발을 쏘는 골키퍼는 음속에 가깝게 날아오는 미사일도 요격한다. 최대사거리 900m인 RPG-7 로켓과 AK 소총으로 무장한 해적들로서는 대응 방도가 없었다.

링스 헬기가 해적선을 움직이지 못하게 단속하는 사이에 문무대왕함에 탑재됐던 RIB 2척이 시속 99㎞로 달려갔다. RIB에 탑승한 14명의 해군 특수부대원은 해적선 주위를 돌면서 위협사격을 가했다. 저격소총 등으로 무장한 특수부대는 1㎞ 떨어진 해적을 정확하게 사살할 수 있다. 경고사격에 놀란 해적들은 투항 의사를 밝혔다. 특수부대가 즉각 해적선에 올라가 해적을 무장 해제했다. 처음 명령이 떨어진 지 30여 분 만이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사진=송봉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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