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아이디어에산다]말더듬 극복하려다 사업 착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8면

미국 미니애폴리스의 전직 택시운전사 데이브 케펠 (34) 은 자신의 신체적인 결함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사업에 성공한 기업인이다.

말을 심하게 더듬는데다 글씨마저 제대로 쓰지 못하는 그는, 평소 신문.잡지에서 오린 간단한 단어들을 플라스틱 조각에 테이프로 붙여 가지고 다니다가 의사표현이 필요할 때마다 주변에 나열해 의사소통을 했다.

한번은 플라스틱조각이 바람에 어지러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플라스틱 뒷면에 자성 (磁性) 이 강한 마그네틱 종이를 붙여 냉장고 문짝에 글을 써 놓았는데 친구들이 그단어들을 이리저리 바꾸며 글자맞추기 놀이를 하는 것을 보고 힌트를 얻었다.

케펠은 철재.유리.플라스틱등 가능한 여러가지 재질에 부착이 가능한 특수 마그네틱종이위에 호화잡지에서 오린 단어들을 정성껏 붙여 이웃 주민들에게 나누어주었는데 3시간만에 1천개 단어가 동날 정도로 반응들이 좋았다.

사람들은 마그네틱 단어들을 가져다가 화장실 표시등 집안의 각종 집기 표시에 사용하기도 하고 냉장고.세탁기등에 붙여 놓고 오고가면서 단어 나열 순서를 바꾸어 글자맞추기를 즐기기도 했다.

케펠은 마그네틱 단어 제작을 본격적인 사업에 옮기기로 하고 컴퓨터 그래픽업체에 주문한 다양한 크기와 색상의 단어들를 인쇄소에 맡겨 마그네틱 단어세트를 만들어 팔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간단한 문장을 구성하는 세트로 만들어 팔았으나 곧 고객들의 요청에 따라 시.동화.소설 한편 분량을 세트로 만드는등 상품 종류를 다양화했다.

이 단어세트는 개인은 물론 서점.선물용품 가게.박물관등에서도 주문이 잇따르고 있다.

특히 어린아이들이 놀이처럼 즐기면서 문장연습을 하는 효과가 있어 부모들이 아이들의 학습부자재로 즐겨 찾고 있다.

글자크기와 단어수에 따라 9~20달러선으로 다양한 단어세트는 지난해 약40만 세트 (4백만달러)가 팔렸다.

케펠은 앞으로 불어.스페인어.독어등 다양한 언어로 단어세트를 만들어 수출에도 나설 계획이다.

임봉수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