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양만안 보궐선거 야당 연합후보 승리…여야 반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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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안양만안 보선은 야당 연합후보의 예상을 넘는 압도적 우세속에 싱겁게 끝났다.

이미 방송국 출구조사를 통해 신한국당 박종근 (朴鍾根) 후보보다 2배나 높은 지지율을 얻은 것으로 확인한 자민련 김일주 (金日柱) 후보측은 투표가 끝나기전부터 축제분위기에 휩싸였다.

반면 대패 (大敗) 한 신한국당 박종근후보측에선 "중앙당이 해도 너무했다" 며 울분을 터뜨렸다.

이날 치러진 보선은 특히 신한국당이 7.24 예산 (禮山) 재선거 승리의 기세를 유지한다며 서둘러 날짜를 정하고, 자민련측이 이에 반발해 한때 "보선 거부" 까지 외쳤던 터라 신한국당에 허탈함을 더 안겨줬다.

…자민련 金후보가 개표시작 40여분만인 오후7시20분쯤 지구당사에 나타나자 지지자들은 당선을 기정사실화하며 축하 샴페인을 터뜨렸다.

金당선자는 "승리의 주원인은 뭐니 뭐니해도 야권공조에 있다" 며 "대선을 앞두고 국민정서가 어떤지 알려주는 일종의 신호탄 역할을 한 것같다" 고 소감을 피력. 일부 당직자들은 "이젠 JP차례" 라며 연호. 한편 朴후보 사무실은 개표시작 직후 참패를 확인한 관계자들이 우르르 빠져나가 썰렁한 분위기. 안상수 (安商守) 의원은 "어려운 싸움이 될 것이라는 점은 알고 있었지만 이처럼 큰 표차가 날 줄은 몰랐다" 며 충격을 받은 모습.

…김종필 (金鍾泌) 자민련총재는 수시로 출구조사 추이를 보고받으며 일찌감치 승리를 확신한듯 개표방송 시작 전에 중앙당사를 떠났다.

오랜만에 흐뭇한 미소도 지었다.

승인 (勝因)에 대해 "후보들에 대한 평가, 작고한 권수창 (權秀昌) 의원에 대한 추모의 마음, 자민련에 대한 기대, 국민회의의 영향을 크게 받는 유권자들의 뜻이 모여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본다" 며 "뭐니뭐니 해도 가장 큰 요인은 집권당으로부터 민심이 이탈한 것" 이라고 지적. 또 "국민회의의 도움을 받았다" 면서도 "이젠 김대중 (金大中) 총재를 도와야 하는게 아니냐" 는 질문엔 "그동안 서로 상부상조해왔다" 며 후보단일화 협상과 관련지으려는 전망을 차단. 하지만 국민회의측은 "단일화 협상에 가속도가 붙게 될 것" 이라고 전망하며 기대를 표시했다.

전영기.김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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