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술회의 성사되기까지…망명사건 미묘한 때 북한 선뜻 응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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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지난해 9월 중앙일보가 주관, 남북한과 해외동포 학자들의 통일논의의 장 (場) 으로 마련됐던 '통일학술회의' 가 올해도 성사돼 정례화의 길로 성큼 다가서게 됐다.

지난해 회의 직후 강릉 잠수함 침투사건, 올 2월 황장엽 (黃長燁) 북한노동당비서의 망명및 최근의 장승길 이집트 주재 북한대사의 망명사건등의 발생으로 남북한 관계가 복잡하게 꼬인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통일논의를 계속할 수 있게 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학술회의의 남측 주최자인 한국통일학술포럼 (회장 백영철 교수) 은 지난 7월24일 통일원에 '북한주민 접촉신청서' 를 제출하고 북한의 사회정치학학회에 의사를 타진했다.

독일 훔볼트대의 송두율교수는 의제와 장소.참가자등의 문제를 놓고 남북한 학자들 사이에서 중재했다.

북한측도 여러 어려운 상황에도 불구하고 통일학술회의가 지속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판단아래 개최계획 초안에 동의했다.

26일부터 3일간 연속해 열린 예비접촉을 통해 일정과 의제를 확정했고 회의 개최 날인 28일 만남에서는 준비된 논문을 서로 교환, 민감하거나 서로를 자극할 수 있는 표현과 문구를 수정하는 작업을 벌여 회의장에 마주앉을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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