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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산율 1명 밑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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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지난해 출산율이 3년 만에 떨어졌다. 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낳는 아이 수)은 2005년 1.08명에서 2년 연속 증가해 2007년 1.25명까지 올라갔다가 지난해 1.19명으로 떨어졌다(통계청). 지난해 태어난 아이는 46만6000명으로 2007년보다 2만7000명(5.5%) 줄었다.

첫째 아이 출생이 눈에 띄게 줄었다. 2007년에 비해 2만 명(7.6%) 줄었다. 둘째 아이는 6000명(3.3%), 셋째 이상은 2000명(4.3%) 감소에 그쳤다. 이 때문에 전체 신생아 가운데 첫째 아이가 차지하는 비중은 52.3%로 한 해 전보다 1.2%포인트 줄었다. 산모의 고령화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산모의 평균 연령은 30.82세로 1년 전보다 0.23세 높아졌다. 또 30~39세 산모가 나은 아이는 6만 명으로 전년보다 2000명 늘었다. 반면 나머지 연령대에서는 모두 감소했다. 인구 1000명당 신생아 수를 의미하는 조(粗) 출생률은 9.4명으로 한 해 전보다 0.6명 감소했다.

통계청 전백근 인구동향과장은 “2002년 이후 가임 여성이 줄어드는 추세가 지난해에도 이어졌고 2006, 2007년 출산율을 끌어올렸던 쌍춘년과 황금돼지해 효과가 사라지면서 지난해 출산율이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정부가 새로마지 플랜 등 각종 출산장려대책을 쏟아냈으나 그 효과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뜻이다.

올해가 더 문제다. 전문가들은 조심스레 올해 출산율이 1명 밑으로 떨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2008년 결혼 건수(33만 건)가 1년 전보다 1만6000건(4.6%) 줄어들었고 금융위기가 겹쳤다. 경제난 때문에 결혼과 출산을 미루는 사람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경제성장률이 5%일 경우 출산율은 1.38명, 3%일 때 1.3명, 1%일 때는 0.85명으로 추정한다. 올 경제성장률이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출산율 1.0명을 지키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본다.

보건사회연구원 이삼식 연구위원은 “외환위기 당시 급락한 출산율이 10년째 유지되고 있다”며 “거듭된 경제위기로 젊은 층 사이에서 아예 결혼하지 않거나 애를 적게 낳겠다는 가치관이 고착화할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출산이 사회경제적으로 끼치는 부정적 영향은 크다. 국내의 생산가능인구(15~64세)는 2016년을 정점으로 감소한다. 30~40대 인구는 이미 2006년 이후 줄기 시작했다. 이렇게 되면 노인부양 부담이 크게 늘어 가계는 물론 정부의 재정 부담이 커진다. 2005년엔 생산가능인구 7.9명당 노인 1명을 부양했지만 2020년엔 4.6명, 2050년엔 1.4명이 부양해야 한다.

안혜리·최현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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