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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 2004] 죽음 없었던 '죽음의 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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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고 골키퍼 올리버 칸도 꼼짝 못한 절묘한 동점골. 후반 35분 네덜란드 골잡이 반 니스텔루이의 오른발 발리슛이 독일 골문 안으로 빨려들어가고 있다. [포르투 AP=연합]

유럽축구선수권대회(유로 2004) D조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5.8.11위인 네덜란드.독일.체코가 한 조에 포함돼 '죽음의 조'로 불린다. 16일(한국시간) D조 첫 경기가 열렸다. 살얼음판을 걷는 상황이었지만 일단 첫 경기에서 '죽음'은 없었다.

'숙적' 네덜란드와 독일은 1-1로 비겼고, 체코는 최약체 라트비아에 고전하다 2-1로 역전승했다. 2차전(네덜란드-체코, 독일-라트비아)은 20일 열린다.

독일은 내용에서, 네덜란드는 결과에서 만족해야 할 경기였다.

독일은 케빈 쿠라니를 전방에 세우고 미하엘 발락이 뒤에서 지원하는 방식으로 네덜란드를 공략했다. 전반 중반 이후 위협적인 세트플레이로 여러 차례 득점기회를 잡았고, 선제골 역시 세트플레이에서 터졌다. 전반 30분 네덜란드 진영 왼쪽에서 프리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토르스텐 프링스가 찬 공은 절묘하게 양팀 선수들 사이로 빠져 반대쪽 골포스트를 맞고 골문 안으로 들어갔다. 독일의 리드는 후반 중반까지 이어졌다.

네덜란드는 중원을 책임져야 할 '싸움닭' 에드가 다비즈가 부진, 고전했다. 골잡이 루트 반 니스텔루이는 전반 내내 중앙에 혼자 고립돼 있었으나 후반 웨슬리 슈나이더와 마크 오베르마스가 투입되면서 살아났다. 반 니스텔루이는 후반 35분 앤디 반 더 메이데가 오른쪽 코너에서 연결한 크로스를 환상적인 발리슛으로 연결, 천금 같은 동점골을 뽑아냈다.

체코는 그리스에 잡힌 포르투갈처럼 이변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체코는 초반부터 경기 주도권을 잡고도 상대 골문을 열지 못했다. 오히려 전반 종료 직전 선제골을 내줬다. 라트비아는 전반 46분 역습 기회에서 안드레이 프로호렌코프의 크로스를 마리 베르바코프스키가 마무리해 이변의 주인공이 되는 듯했다.

후반 들어 잠그기에 들어간 라트비아의 빗장을 푼 것은 유로 1996에서 체코를 결승까지 이끌었던 노장 카렐 포보르스키였다. 후반 27분 포보르스키가 올린 크로스를 라트비아 골키퍼 알렉산드르 콜린코가 걷어냈다. 하지만 공은 골문 정면에 떨어졌고, 밀란 바로스가 동점골로 연결했다. 한숨을 돌린 체코는 후반 40분 마렉 하인츠가 역전골을 터뜨려 첫 승을 건졌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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