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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행기도 바이오연료 실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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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3면

 항공사들이 바이오 연료에 눈길을 돌리기 시작했다. 대표적 온실가스인 이산화탄소(CO₂) 배출을 줄이기 위해서다.

미국의 석유 전문지 ‘피트롤리엄 인텔리전스 위클리’ 최근호에 따르면 일본항공(JAL)과 미국의 콘티넨털 에어라인스 등 4개 항공사는 지난해 항공유에 바이오 연료를 섞어 쓰는 실험을 했다. 이미 부적합 판정이 난 옥수수 추출 바이오에탄올을 제외하고, 다양한 바이오 연료를 써 봤다. 거의 대부분 연료에 대해 조종사들은 “비행 중에 일반 항공유와 전혀 차이를 느끼지 못했다”고 평가했다고 이 잡지는 전했다.

특히 인도와 아프리카에서 많이 자라는 ‘자트로파’라는 식물에서 뽑아낸 디젤유가 호평을 받았다. 항공사들은 기존 항공유와 바이오 연료의 혼합 비율을 밝히지는 않았다고 잡지는 밝혔다.

항공사들은 유럽연합(EU)의 규제 때문에 이런 실험을 시작했다. EU는 지난해 유럽 지역에 취항하는 모든 항공사에 대해 2012년에는 CO₂ 배출량을 2005년보다 3%, 2013년에는 5% 줄이도록 결정했다. 이를 지키지 못한 항공사는 초과 배출분에 대해 ‘온실가스 배출권’이란 것을 사야 한다.

국내 연구에 따르면 유럽 노선을 가진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이 규제의 적용을 받을 경우 한 해 50억~100억원어치의 배출권을 사야 한다. 결국 항공요금 상승으로 이어져 고객 부담이 된다. 이런 상황을 막고자 항공사들이 바이오 연료를 시험하는 것이다.

바이오 디젤을 20%가량 섞으면 CO₂ 배출은 30% 정도 줄어든다. 이는 바이오 디젤용 식물이 자라는 과정에서 정화하는 CO2 양까지 포함한 것이다. 하지만 국제 유가가 많이 떨어져 항공사들이 정말 바이오 연료를 사용할지 불투명하다는 전망도 나온다.

유가가 배럴당 60달러 이하로 떨어지면 배출권을 사더라도 기존 항공유를 쓰는 게 바이오 연료를 사용하는 것보다 오히려 싸게 먹힌다는 것이다. 현재 국제 유가는 두바이유를 기준으로 배럴당 40~45 달러를 오르내리고 있다.

권혁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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