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버스 개편 알고 타자] 中. 지하철-버스 환승 많으면 싸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2면

다음달 1일부터 서울시내 버스의 노선과 번호가 바뀌면서 요금체계도 크게 달라진다. 환승하지 않고 버스만 타는 경우에는 거리에 상관없이 기본요금 800원만 내면 된다. 버스를 갈아타는 경우는 총 이용거리 10㎞를 기준으로 기본요금 800원을 부과하고 5㎞마다 100원이 추가된다.

*** 버스만 탈 땐 800원

◇"비싸고 불편해질수도"=회사원 김민정(31.여)씨는 서울 강남구 대치동 집에서 시내버스 540번을 한번 타면 중구 회현동 사무실에 도착한다. 성남에서 광화문을 오가던 이 버스는 노선 개편으로 성남에서 강남역까지만 운행하는 지선버스로 바뀐다.

이 때문에 김씨는 다음달부터 버스를 갈아타야 하는 데다 요금도 대폭 올라 부담이 늘게 된다. 대치동에서 3421번 지선버스로 고속터미널까지 6.7㎞를 와서 401번 또는 143번 간선버스로 환승해 6.5㎞를 가게 된다. 총 이동거리는 13.2㎞. 김씨가 내야 되는 요금은 900원. 현재는 650원이면 된다.

◇"환승 많이 하면 싸진다"=대학원생 박선영(25)씨는 8호선 가락시장역 근처 집에서 관악구 서울대까지 지하철과 버스를 이용한다. 지금은 지하철 요금 640원에 환승 버스 요금 600원 등 모두 1240원을 내고 다닌다. 하지만 다음달부터는 1000원만 내면 된다. 가락시장역에서 2호선 서울대입구역까지는 17.5㎞로 900원을 내고, 역에서 학교까지 가는 지선버스는 1.5㎞ 구간이기 때문에 추가 100원만 내게 되기 때문이다.

*** 카드 써야 할인 혜택

◇교통카드 없으면 손해=환승할 때 할인을 받기 위해서는 반드시 교통카드를 이용해야 한다. 서울시는 신개념 교통카드인 '티머니'를 개발해 다음달부터 공급한다. 현재 사용 중인 선불식(충전식).후불식(신용카드) 교통카드 모두 새 체계에서도 이용할 수 있다. 현금을 이용하는 경우에는 환승 할인을 받을 수 없을 뿐 아니라 1회권 발급비용으로 100원을 추가로 내야 한다.

◇광역버스는 환승 혜택 없어=광역버스는 현행과 마찬가지로 다른 버스나 지하철과 갈아타도 환승 혜택이 없다. 서울시 관계자는 "광역버스는 서울과 경기도.인천 등 수도권을 잇는 장거리 노선이기 때문에 거리 비례제를 하면 승객의 요금 부담이 오히려 늘어나기 때문"이라며 "경기.인천과 요금체계에 대한 합의도 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기도 버스의 경우 환승 요금 문제는 서울시와 경기도가 협의 중이다. 다음달 1일 체계가 개편되면서는 일단 환승 할인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경기 지역을 오가더라도 서울 소속 버스는 모두 환승 할인이 된다. 파랑.초록색 버스가 서울 버스다.

◇알 수 없는 요금=거리에 따라 요금을 달리 부과하는 새 요금체계에서 승객이 대중교통 이용거리를 미리 알 수가 없다. 버스와 지하철에 설치된 교통카드를 읽는 단말기에도 이동거리는 표시되지 않아 승객이 스스로의 요금을 예측할 수 없다. 서울시는 새 대중교통 체계를 안내하는 버스 홈페이지(bus.seoul.go.kr)에 거리 및 요금을 안내하는 기능을 보완해 다음주 중 시행할 예정이다.

*** 버스단말기에 GPS 기능

◇요금, 이렇게 정산된다=먼저 탄 버스에 교통카드를 대면 기본요금 800원을 카드에 매긴다. 버스에서 내릴 때 카드를 다시 단말기에 대면 타고 온 거리에 따라 10㎞ 이내면 0원, 15㎞ 이내면 100원, 20㎞ 이내면 200원을 추가로 부과한다.

하차시간부터 30분 이내에 갈아타는 경우 버스에 오를 때 카드 단말기는 일단 800원을 부과한 뒤 내릴 때 추가요금 부과나 일부 요금 반환 등의 정산을 해 준다.

버스 단말기에 실시간 위성위치확인시스템(GPS) 기능이 있어 버스의 위치와 이동거리를 알 수 있다. 교통카드를 단말기에 댈 때 버스 위치의 좌표값이 카드에 저장돼 버스가 움직인 거리를 계산해 요금을 책정하는 원리다.

박현영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