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학교수업 잘 받는 법 “교사와 눈을 자주, 똑바로 마주쳐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11면

숙명여고 이화규 교사 (左)·나사렛대 신붕섭 교수(右)


수업
학생과 교사의 상호작용 시간

수업은 학생과 교사가 심리적으로 상호 교감하는 시간이다. 교사는 자신에게 집중하는 학생의 반응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게 된다는 것이 교육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집중하는 학생에게 시각적·심리적 코드를 맞춘 교사의 교수법이 해당 학생의 집중력과 이해력을 더 높이는 상승효과를 일으킨다는 설명이다. ‘수업 때 선생님 말씀 잘 들어라’라는 부모님의 말씀은 쓸데없는 잔소리가 아니었다.

『즐거운 교실공부』의 저자인 이 교사는 “교사와 호흡을 맞춘 학생은 수업 내용에 대한 이해뿐 아니라, 학습 동기를 자극받아 예습과 복습에 매진하게 되고 이는 다시 수업에 집중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 교사는 학생이 교사와 교감하는 방법으로 수업 중에 교사와 자주 눈을 마주칠 것을 권유했다. 수업에 귀를 기울이고 있다는 사인을 보내면 교사도 그 학생에게 집중하게 돼 서로 동기유발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이어 “질문하기, 그룹 활동 적극 참여하기, 강조하는 내용 메모하기 등으로 교사의 설명에 반응하라”고 덧붙였다.

예습·복습
개요→파악→요약→반복

예습과 복습도 수업에 대한 집중과 이해를 높이는 한 방법이다. 『공부 방법을 알면 성적이 보인다』를 쓴 나사렛대 신붕섭 교수는 예습과 복습을 축구에 비유했다. 경기 시작 전 지난 경기의 장단점을 몸에 익히고, 경기 뒤엔 다시 장단점을 보완·반복 훈련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그는 예습 방법으로 “지난 수업 내용을 확인한 뒤 이번 수업의 학습목표·제목·용어·그림·도표·예시문제를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예습을 못했다면 “수업 전 단원 전체를 대략 훑어볼 것”을 당부했다. 복습 때는 “수업 직후 5분 동안 정리하고 모르는 내용은 표시할 것”을 제안했다. 복습 때 무엇을 공부해야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것이다. 이어 “주 중엔 친구들과 묻고 답하기를, 주말엔 총정리 복습을 하면 기억력을 높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신 교수는 효과적인 예습·복습으로 ‘K-W-L-S’ 방법을 소개했다. ‘K(What I Known)’는 수업 내용과 관련해 알고 있는 배경 지식을 적는 것이며, ‘W(What I Want know)’는 수업에서 알고 싶은 점을 적는 것이다. 이를 알면 목표의식이 생겨 수업에 더 잘 집중하게 된다는 것이다. ‘L(What I Learned)’은 수업 때 배운 내용을 떠올려 적는 것이고, ‘S(Still What want to know)’는 더 알고 싶은 내용을 추가하는 것이다. 이를 통해 복습과 노트 정리를 할 수 있다.

신 교수는 교과서를 예습·복습하는 기술로 ‘SQ3R’을 제시했다. 교과서를 중매쟁이로 삼아 ‘예습-수업-복습’을 하나로 연결하는 다섯 가지 방법이다. 먼저 ‘훑기(Survey)’를 한다. 단원의 목표·제목·그림(도표)·문제를 살펴본다. 다음은 ‘질문(Question)’. 단원명과 소제목을 질문 형태로 바꿔본다. 이어 질문에 맞는 답을 찾기 위해 소제목별로 단원 내용을 읽는 ‘읽기(Read)’를 한다. 읽은 내용 중 답이나 중요한 내용을 ‘암기(Recite)’해 본다. 끝으로 소단원별, 소제목별 답과 내용을 연결해 간단한 요약문을 써보는 ‘복습(Review)’을 하는 것이다. 신 교수는 “이를 양식지로 만들어 이용하면 공부의 체계와 능률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실력
수업 이해+스스로 푸는 능력

이 교사는 예습·복습의 주의사항으로 “많은 학생이 ‘강의 이해=실력’이라고 착각한다”고 지적했다. 수업 중 교사의 설명을 이해한 것을 학생 본인이 그 문제를 풀 수 있는 것으로 착각하고 넘어간다는 것이다. 이 교사는 “특히 중·하위권 성적의 학생들이 이 같은 오류의 늪에서 빠져나오지 못한다”고 꼬집었다. 학원과 과외를 열심히 다녀도 성적이 제자리인 이유가 그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이 교사는 “수학이 과목 중 점수편차가 가장 큰 이유가 그 때문”이라며 “‘강의 이해=자기 실력’이 아니다. 이해한 문제라도 수업 후 혼자서 끝까지 풀어보는 훈련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스스로의 학습으로 독서를 강조했다. 고학년으로 올라갈수록 문제 의도의 분석력이 요구되는데 이는 독서량이 힘이 된다는 것이다. 그는 “최근 문제들이 가상의 상황을 주고 수리적·과학적 이해를 묻는 유형이 많아졌다”며 “문제 자체를 이해하는 힘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학교활동
내신·입시·고사 준비 일석삼조

이 교사는 학교활동 참여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학교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으므로 참여활동을 높이면 내신과 입시를 함께 준비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고교 국어 과목 수업을 예로 들었다. “1학년 때는 국어 교과서 상·하권으로 내신을 준비하고, 2학년 땐 수능시험 언어영역의 40%를 차지하는 문학 장르와 문학사를 배운다. 3학년 땐 이들을 이용해 대입 실전문제를 다루므로 ‘수업 참여가 곧 내신·수능 준비 과정”이라고 말했다.

신 교수는 각종 방과 후 학교를 적극 이용할 것을 강조했다. 학교가 수준별 수업·논술·예체능·봉사활동 등 다양한 방과 후 프로그램을 갖추고 있으므로, 부족한 부분을 학교에서 채우라는 것이다. 신 교수는 “방과 후 학교를 교사와의 교감과 부족한 학습능력을 채우는 시간으로 활용하면 학교 수업에 대한 흥미를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박정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