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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 혁신적 환경기술 개발할 잠재력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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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방한 중인 뉴욕 타임스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56·사진)이 22일 청와대 초청으로 1시간 넘게 이명박 대통령과 대화를 나눴다. 그는 세계적 베스트셀러『코드 그린』『렉서스와 올리브 나무』『세계는 평평하다』 의 저자다.


이날 프리드먼과의 청와대 접견에서 이 대통령은 “녹색성장은 석유 자원이 없는 우리 나라가 가야만 하고 갈 수밖에 없는, 유일한 살 길”이라고 말했다고 김은혜 청와대 부대변인이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한국은 산업화 과정도 늦었고 IT(정보·통신기술)는 앞서 갔지만 원천기술은 갖지 못했다”며 “신재생에너지 분야 등 ET(에너지·녹색기술) 분야에서는 R&D(연구·개발) 투자부터 시작해 본격적으로 정부가 나서려 한다”고도 말했다.

이 같은 이 대통령의 구상에 대해 프리드먼은 “천연자원이 없는 점이 오히려 한국에 축복이될 것”이라며 “모든 재원이 두뇌 속에 있어 혁신적인 환경기술을 개발할 수 있는 무한한 잠재력을 가졌다”고 화답했다고 한다.그는 이런 관측의 근거로 입국 과정에서 살펴본 인천공항의 예도 들었다는 게 김 부대변인의 설명이다. “이번에 인천공항에 와보니 두바이공항과 마찬가지로 최첨단 시설을 갖추고 있어 놀랐다. 그러나 두바이는 석유와 같은 천연자원을 개발해 (최첨단 공항을)세운 것이고 한국은 사람의 지식을 통해 얻은 부로 세웠다는 점이 차이”라고 말했다. 김 부대변인은 “프리드먼은 한국의 잠재력을 높게 치면서 ‘머릿속의 석유는 사라지지 않는다’고도 평가했다”고 말했다.

프리드먼은 또 “한국은 빈곤한 자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녹색기술에 투자하면 세계를 선도할 것”이라며 “이 대통령의 (목표인)‘저탄소 녹색성장’은 지금의 한국에 가장 적합한 비전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한국 경제의 상대적인 이점은 자동차와 건설 분야”라며 “하이브리드카(복합연료 자동차) 등 친환경 자동차 개발에서 경쟁력을 가지고 있고 건설분야에서도 그린 빌딩(친환경 건물)을 통해 무에서 유를 창조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중국과 인도에서는 2050년께가 되면 2억~3억명의 사람들이 도시로 이동할 것”이라며 “이때 어떤 건물에서 사는지가 중요한 문제가 될 텐데 한국의 녹색도시 기술이 이곳들에서 통용된다면 세계 어디서도 통할 것”이라고 조언하기도 했다.

이 밖에 프리드먼은 최근 취임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이 대통령에게 “오바마 대통령과 취임 직전 식사를 같이하며 ‘소득세를 줄이는 대신 탄소세를 높여야 한다’고 조언했다”고 전했다.

글=남궁욱 기자,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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