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방울 김호 슬럼프 두달여만에 역전 2점 홈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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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8면

'두달만에 올린 타점이 극적인 역전홈런이었다' . 쌍방울의 붙박이 유격수 김호는 이제야 주위의 따가운 시선을 피할 수 있게 됐다.

16일 LG전에서 3 - 2로 뒤진 9회말 극적인 역전 2점홈런을 터뜨렸기 때문이다.

끝내기 홈런이어서 더욱 값졌지만 김호에게는 더 큰 의미가 있었다. 지난 6월11일 이후 무려 2개월5일만의 침묵을 깨고 올린 타점이었던 것. 김호는 시즌 초반 너무 잘나갔다.

5월3일까지 19타점을 기록, 내로라하는 강타자들을 제치고 타점 1위. 그러나 이후 지난 15일까지 총타점이 겨우 23점. 그나마 6월11일 이후엔 두달이 넘도록 1타점도 보태지 못하고 있었다.

경기에 빠진 것도 아니었다.

오히려 김은 전경기 출장을 기록중이었다.

5월3일 당시 타점 19개로 공동 1위던 삼성 양준혁은 현재까지 무려 54타점을 보태 타점 1위에 올랐고 이승엽 (삼성) 은 당시 11타점에서 60타점을 더해 2위가 됐다.

7타점만을 기록중이던 팀동료 김기태도 김호가 3개월동안 64경기에서 4타점을 더하는 동안 무려 56타점을 더하고 있는 중이었다.

이같은 이유로 김호는 어느새 프로야구판의 조롱거리가 됐다.

수비에선 제몫을 해냈지만 타격은 4월 한달동안 1년치를 다한듯 슬럼프에서 헤어날 기미가 보이지 않았다.

15일 현재 타율은 간신히 2할을 넘은 0.203.그러나 숨죽이고 있던 김호의 방망이는 결정적인 순간 막강한 구원투수 이상훈을 상대로 불을 뿜어 소속팀을 전주구장 LG전 14연승으로 이끌었다.

90년 '제2의 유중일' 이라는 평을 들으며 쌍방울에 입단, 경력 8년째인 김호는 이날 홈런을 날린후 "길고 긴 여름이었다" 며 긴터널을 빠져나온듯 후련한 표정을 지어 보였다.

김홍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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