혈뇨 나오면 방광암 의심…눅차·감귤은 예방효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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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4면

암발생률도 시대에 따라 변한다.

식생활과 환경.생활패턴이 바뀌기 때문. 위생관념이 높아지면서 자궁경부암이 크게 감소한다든가, 백신 등장으로 간암 증가율이 주춤하는 것은 그 좋은 예. 보건복지부가 내놓은 85년도와 95년의 암발생빈도 비교 자료를 보면 남성의 방광암이 10년전 7위에서 5위로 급격히 뛰어올라 주목을 끈다.

발생빈도로 보면 전체암중 2.9%에서 3.2%로 늘어나 급격하다고는 볼 수 없지만 점차 세력을 넓혀가고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같은 변화에 대해 전문가들은 방광암의 원인이 되는 흡연인구가 줄지않고 있는데다, 공해로 인한 발암물질 증가, 암발생을 촉진하는 고지방식이 늘기 때문이라고 해석한다.

방광에 흡연과 공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이들 발암물질이 대사과정을 통해 소변으로 배출되는 과정에서 방광에 장시간 체류하기 때문. 20~30년이라는 오랜 세월동안 발암물질과 접촉한 방광 내벽세포가 서서히 변형을 일으켜 50~60대에 암으로 바뀌는 것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암 초기에 육안으로 확인할 수 있는 '물증' 을 제시한다는 것. 다름아닌 오줌에 섞여나오는 피 (혈뇨)가 그것이다.

따라서 아무런 통증이 없어도 오줌의 색깔이 조금이라도 붉은 색을 띤다면 지체없이 병원을 찾아야 한다.

진단은 요도로 내시경을 삽입해 직접 보고, 조직을 떼어내 암조직인지를 확인한다.

초기에 발견하면 치료도 간단해서 내시경으로 절제하고 방광내벽에 항암제를 투입하는 것만으로 끝난다.

그러나 암세포가 표면에서 방광벽 근육까지 침범한 2~3기가 되면 방광전체를 잘라내는 수술을 하고 장 (창자) 을 이용, 요도 재건술을 받아야 한다.

중앙대의대 필동병원 비뇨기과 문우철 (文宇哲) 교수는 "방광암 예방을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적이며 비타민 A나 녹차.감귤류 섭취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 이라고 말했다.

장기 흡연자나 염색공장.화학공장.유류업체.자동차 관련업체 종사자들은 다른 직종에 비해 발암빈도가 높으므로 40대 이후부터 매년 1회 소변검사등의 정기검진이 요망된다.

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95년의 경우 1천1백62명에게서 방광암이 발생한 것으로 조사되었지만 전문가들은 매년 이보다 많은 1천5백명의 새로운 환자가 나타나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고종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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