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개 단 금 펀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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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순금(24K) 한 돈(3.75g)이 20만원을 넘을 정도로 금값이 뛰면서 금 펀드에 가입한 투자자들이 짭짤한 재미를 보고 있다.

펀드평가사 제로인은 19일 순자산이 10억원 이상인 17개 금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이 40.3%에 이른다고 밝혔다. 이 수익률은 펀드 규모를 감안해 가중 평균한 것이다. 금 펀드 수익은 같은 기간 국내 주식에 투자한 펀드의 평균 수익률(4.8%)의 9배다. 해외 주식형 펀드의 최근 3개월 평균 수익률은 0.46%에 불과하다.

일부 금 펀드는 50%가 넘는 수익을 냈다. 지난해 9월 출시된 ‘블랙록월드골드주식-자(UH)(S)’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무려 64%였다. 1000만원을 투자했다면 640만원의 수익이 난 것이다. ‘기은SG골드마이닝주식자A클래스’와 ‘신한BNPP골드파생상품 1-A’도 각각 55%와 54%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금 펀드 수익률이 높은 것은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면서 가장 안전한 자산으로 여겨지는 금으로 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온스 당 금값은 1000달러를 눈앞에 두고 있다. 18일(현지시간) 뉴욕상업거래소(NYMEX)의 4월 인도분 금 선물가격은 전날보다 10.7달러(1.1%) 오른 온스당 978.20달러를 기록했다. 지난달 러시아가 정부 보유 금을 10억 달러어치나 늘린 것도 금값 상승을 부추겼다. 국내 금값도 올 들어 g당 1만원 이상 올랐다. 신한은행 상품개발부 황재호 과장은 “각국이 재정지출을 크게 늘리면서 물가가 오를 가능성이 커진 것도 금값 상승의 주요 요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 펀드도 무조건 안전하거나 항상 고수익을 내는 것은 아니다. 상대적으로 안전한 자산이긴 하지만 워낙 금융시장이 불안하기 때문에 평소보다는 가격 변동이 클 수 있기 때문이다. 금 선물가격은 지난해 3월 사상 최고가인 온스당 1033달러까지 치솟았으나 7개월 후인 10월 말에는 700달러 초반까지 하락한 적도 있다. 신한은행 황 과장은 “금값이 이미 최고점에 도달했다는 전망도 있기 때문에 투자는 신중하게 결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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