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MF 실질 수익률 마이너스로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8면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머니마켓펀드(MMF) 수익률이 곤두박질하고 있다. 연 수익률 3%대로, 물가상승률을 감안하면 실질금리는 마이너스로 떨어졌다.

17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한국투자·굿모닝신한·우리투자·대신·현대 등 5개 증권사의 MMF형 자산관리계좌(CMA) 수익률은 16일 현재 연 3.0∼3.7%를 기록했다.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가 전년 동기 대비 3.7%인 점을 감안하면 MMF형 CMA의 연 수익률은 이자소득세를 고려하지 않아도 사실상 마이너스 또는 제로 수익률이 되는 셈이다(표 참조). 이는 한국은행의 잇따른 기준금리 인하에 따른 것이다.

MMF형 CMA의 수익률이 환매조건부채권(RP)형 CMA에 비해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지만, 이는 이전에 편입한 채권들의 만기가 아직 돌아오지 않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예전에 편입한 채권의 만기가 돌아와 신규 채권을 편입하게 될 때는 수익률이 더 떨어질 전망이다.

MMF형 CMA의 수익률은 3개월 전까지만 해도 대부분 5%대를 웃돌아 일찌감치 4%대로 떨어진 은행의 예·적금에 비해 상대적으로 수익률이 좋았다. 이에 따라 MMF형 CMA에 자금 쏠림 현상이 빚어졌다. 지난해 10월 이후 MMF 설정 잔고는 배가량 늘어 16일 현재 119조원을 기록했다. MMF에 자금이 몰리자 증권사와 자산운용사들은 물타기로 인한 수익률 저하를 막기 위해 대규모 법인자금의 유입을 막고 있을 정도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MMF 자금이 계속 늘어나면 수익률이 낮은 새로운 채권을 편입해야 하고, 이는 수익률 저하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은행 예·적금에 이어 MMF까지 실질금리가 마이너스로 떨어졌지만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이동하는 데는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됐다. 삼성증권 황금단 애널리스트는 “개인이 접근할 수 있는 거의 모든 금융상품의 실질금리가 제로로 떨어졌다”며 “이제 돈이 떠밀려 다른 투자처를 찾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됐지만, 좀 더 지켜보자는 심리가 강해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쉽게 이동할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HMC투자증권 이종우 리서치센터장은 “금리는 굉장히 낮지만 투자자들이 저금리에 금방 적응해 주식시장으로 이동할 것 같지 않다”고 분석했다. [연합뉴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