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모험기업]20.한국미생물기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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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국내 최고의 생물공학 전문회사로 키울 생각입니다." 지난해 5월 동료 연구원 5명과 함께 국내 최초의 생물산업 전문회사를 설립한 한국미생물기술의 구본탁 (具本琸.35.이학박사) 사장은 프랑스의 파스퇴르 연구소와 같은 세계적인 생물공학연구소를 만드는 것이 꿈이다.

具사장과 뜻을 함께한 창업동지들은 전원 박사학위 소지자거나 예비박사들이다.

나머지 13명의 주주들도 교수.연구원등 모두 생물공학분야 전문가들이다.

이때문에 맨 파워 만큼은 세계 어디에 내놔도 손색이 없다는 것이 具사장의 믿음이다.

한국미생물기술은 지난해 정부의 연구원 창업장려정책에 따라 한국과학기술연구원 (KIST) 생명공학연구소 연구원들을 주축으로 연구소로부터 4건의 기술을 이전받아 탄생한 이 분야 국내 첫 벤처기업이다.

"연구소에서 개발한 기술이 없었다면 창업은 어려웠겠죠. 이제 스스로 기술을 개발, 노우하우를 쌓아가며 홀로서기를 할 작정입니다. " 한국미생물기술은 공장설립자금을 마련코자 최근 자본금을 10억원으로 증자하는 과정에서 많은 창업투자회사들이 서로 돈을 대주겠다고 나서는 바람에 적격업체를 정하는데 애를 먹기도 했다.

삼성물산도 이 회사의 능력을 인정, 자본참여했다.

이 회사가 지금까지 내놓은 제품들은 ▶음식물찌꺼기를 완전분해해주는 '크린시티' ▶유기질 폐수나 오수를 분해시키는 '하얀수' ▶가축의 소화활동을 도와주는 '사료랑' ▶분뇨를 악취없이 퇴비로 만들어주는 '왕크린' 등 이름만 들어도 정감이 가는 미생물 응용제품들이다.

具사장은 사실 국내시장보다 해외시장에 큰 기대를 걸고 있다.

현재 삼성물산과 손잡고 동남아시아에서 진행중인 1천2백만달러규모의 환경 플랜트사업의 막바지 협상을 진행중이다.

具사장은 "올해 매출은 10억원 정도지만 내년에는 1백억원, 2천년에는 5백억원의 매출을 올릴 계획" 이라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具사장은 이달 8일 국내 생명공학 벤처기업을 키워내기 위해 출범한 한국생명공학벤처산업연구회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아직 국내 생물공학수준은 걸음마단계죠. 화학제품에서 생물제품로 바뀌는 것은 세계적인 추세입니다.

후손들에게 살기좋은 지구를 물려주는건 이제 남의 일이 아닙니다. "

具사장은 앞으로 해외에서 갈고닦은 기술로 국내 환경산업이 본격화될 2~3년뒤 다시 국내에서 실력발휘에 나설 생각이다.

이형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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