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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닥 4개월 만에 400 돌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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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코스닥시장이 연일 강세다. 16일 코스닥지수는 전날보다 7.18포인트(1.81%) 오른 402.87로 거래를 마쳤다. 코스닥지수가 400선을 회복한 건 4개월여 만이다.

코스닥지수는 올 들어서만 21.3% 올랐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주요 42개국 43개 지수 가운데 중국 상하이종합지수(31.2%)에 이어 둘째로 높은 상승률이다. 코스닥시장의 선전에 힘입어 지난해 말 19위였던 한국 증시의 시가총액은 지난달 말 기준 17위로 뛰어올랐다.

코스닥시장의 강세를 주도하는 건 기관투자가. 한국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기관투자가는 코스닥시장에서 2329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월별 순매수 규모로 볼 때, 정보기술(IT) 거품이 한창이던 2000년 1월(4555억원)과 바이오 열풍이 불었던 2005년 11월(2555억원)에 이어 역대 세 번째 수준이다.

같은 달 외국인(-1179억원)과 개인(-1251억원)이 코스닥에서 순매도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학균 수석연구원은 “주식형 펀드가 정체된 상황에서 기관투자가가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고 변동성이 큰 코스닥시장에서 수익률 게임을 벌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지난달 국내 주식형 펀드 잔고는 전달보다 9503억원 줄었다.

기관이 코스닥시장에서 주로 사들인 업종은 금속과 반도체. 특히 태웅·평산·현진소재 등 금속업종이 올 들어 기관 순매수 주식의 절반을 차지했다. 이들 종목은 정부의 녹색뉴딜 정책에 대한 기대주로 부각되면서 기관투자가들이 집중적으로 사들였다.

독일 반도체업체인 키몬다 파산으로 반도체 업계의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면서 아토·서울반도체 등 반도체주에도 매수세가 집중됐다.

이와 같은 정책효과와 키몬다 효과는 코스피지수를 압도하는 코스닥시장 강세를 야기했다. 지난해 코스닥지수(-52.8%)가 코스피지수(-40.7%)보다 더 가파르게 떨어졌던 것과는 대조적이다.

한국투자증권 김 수석연구원은 “코스닥 상장사 중 흑자를 내지 못하면서 기업 공개로 끌어들인 자금이 소진되고 있는 종목, 매출액이 납입자본금에도 못 미치는 종목은 경계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한애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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