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혀끝에 먼저 찾아온 파릇한 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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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래·냉이·쑥…. 파릇파릇한 봄나물은 몸에 생기를 불어넣어준다. 체질에 맞으면 금상첨화.

(사진) 프리미엄 황정옥기자 ok76@joongang.co.kr

날이 풀리고 새싹이 난다는 우수(雨水)가 내일이다. 꽁꽁 언 땅을 뚫고 올라온 봄나물은 겨우내 움츠렸던 몸을 펴주고 잃었던 입맛을 돋우는 데 제격이다. 그러나 체질에 맞는 봄나물은 따로 있다. 알고 먹으면 보약이나 다름없는 체질과 봄나물의 궁합.

냉이
 봄나물을 대표하는 냉이는 겨우내 부족했던 비타민 보충에 그만이다. 성질이 차지도, 따뜻하지도 않고 단맛이 있어 소화기관이 약한 소음인에게 적합하다. 몸이 허약해서 생리불순·코피·산후출혈 증상이 있는 사람, 무기력한 노인이 먹으면 좋다. 그러나 몸이 차고 팔다리에 싸늘한 기운이 있는 사람이 많이 먹으면 몸이 더욱 차질 우려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비타민A와 비타민C가 많아 면역력을 높여준다. 감기 예방과 치료에 효과가 있다.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몸을 따뜻하게 해 냉증 치료에 효과적이다. 복통이나 자궁출혈 증상을 개선하고 생리통을 치료하는데도 도움이 된다. 주로 몸이 찬 소음인에게 맞다. 
 
달래
 ‘작은 마늘’로 불리는 달래는 성질이 따뜻하고 매운맛이 있다. 예로부터 불면증이 있을 때 달래를 먹으면 잠이 잘 오고 정력을 돕는다고 해 약재로 쓰였다. 몸의 냉증을 없애고 소화액의 분비를 촉진한다. 손·발·아랫배가 차서 오는 생리불순·수족냉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소음인·태양인에게 알맞다.
 
씀바귀
 씀바귀의 쌉싸름한 맛은 봄철 입맛을 돋운다. 성질이 차서 몸의 열을 내린다. 심신을 안정시키고 잠을 몰아내는 효과가 있어 수험생이나 스트레스가 심한 직장인이 춘곤증으로 고생할 때 도움이 된다. 젖몸살이 나거나 기침을 많이 할 때, 입이 쓰고 마르면서 식욕이 없을 때, 소변색이 붉고 요도가 거북할 때 먹으면 좋다. 소양인·태음인이 먹도록 한다. 

꽃다지 
 배추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풀인 꽃다지는 맵고 쓴맛이 난다. 여린 풀은 잎이 피기 전에 뿌리째 캐서 나물이나 국으로 끓여먹고 씨는 약으로 사용한다. 태음인과 소양인에게 적합한 나물이다. 소음인은 적게먹는 것이 좋다. 설사를 일으키고 소변을 잘 나가게 하는 효능이 있으며 기침을 그치게 하고 흥분을 가라앉히는 작용을 한다. 한방에서는 기침과 천식이 있는 심장질환 환자, 몸의 수분대사 장애가 있는 사람이 호흡곤란·변비·부종·복수 증세가 있을 때 쓴다. 몸이 약하거나 설사를 자주 하는 사람, 소화기관이 약한 사람은 많이 먹어선 안 된다. 

두릅 
 아침에 잘 일어나지 못하고 활력이 없는 사람이 먹으면 좋다. 위의 기능을 왕성하게 하는 작용을 해 위경련이나 위궤양을 낫게 한다. 꾸준히 먹으면 위암예방 효과도 있다. 신경을 안정시키는 칼슘 성분이 들어있어 불안·초조감을 없애준다. 긴장이 지속되는 사무직 직장인과 학생이 먹으면 머리가 맑아지고 잠도 잘 온다. 혈당강하 작용을 해 당뇨병 환자에게도 도움이 된다. 모든 체질에 맞다. 

취나물 
 성질이 따뜻해 혈액순환을 촉진한다. 근육·관절이 아플 때, 요통·두통에 효과가 있다. 폐와 기관지 건강에도 좋다. 목소리가 갈라지거나 말을 많이 해 목이 아플 때도 도움이 된다. 폐기능이 약한 태음인에게 적합하다. 
 
죽순 
 성질이 차고 달다. 열이 많은 사람이 가래와 어지럼증이 심할 때 먹으면 효과가 있다. 칼륨이 많아 체내 염분을 조절하고 혈중 콜레스테롤을 떨어뜨리는 효능도 있다. 열이 많은 태음인이나 소양인에게 좋다. 평소 설사를 자주 하거나 몸이 찬 사람은 많이 먹지 않도록 한다.

이런 봄나물 요리 어때요 (재료는 2인분 기준)

냉이 달래를 넣은 스파게티
재료 스파게티 면 80g, 냉이·달래 ½줌, 청양고추·마늘 1개, 홍고추 ½개, 화이트와인 ½컵, 바지락조개 10개
만드는 법
①팬에 오일을 두르고 마늘을 볶는다.
②썰어둔 고추와 냉이를 넣어 함께 살짝 볶는다.
③바지락을 넣고 볶은 후 와인을 붓고 뚜껑을 덮는다.
④스파게티 면을 삶는다.
⑤바지락이 입을 벌리면 달래와 면을 넣어 비빈다. 

달래 양념장과 콩나물밥
재료 쌀·물 1컵, 콩나물 300g, 채썰기한 쇠고기 100g, 고기양념(간장 ½큰술, 설탕 1작은술, 참기름·깨소금·후추 적당량), 달래 양념장(달래 30g, 간장 3큰술, 설탕·깨소금 1작은술, 고춧가루 1.5큰술, 참기름 1큰술)
만드는 법
①씻은 쌀을 체에 건져 같은 양의 물을 붓고 30분 정도 불린다.
②콩나물은 꼬리를 떼고 다듬어 깨끗이 씻는다.
③쇠고기는 양념에 재워둔다.
④냄비에 쌀과 물을 넣고 고기와 콩나물을 얹어 밥을 짓는다.
⑤뜸을 충분히 들인 후 고루 섞어 그릇에 담고 양념장을 따로 곁들인다. 

씀바귀 쇠고기 나물
재료 씀바귀 200g, 쇠고기 100g, 미나리 30g, 고춧가루 1큰술, 잣가루 약간, 고추장 양념(고추장 1½큰술, 설탕·깨소금 1큰술, 식초 2큰술, 다진파 2작은술, 다진마늘 1작은술), 쇠고기 양념(소금 ½작은술, 설탕 작은술, 다진파·다진마늘·참기름·깨소금·후추 약간)
만드는 법
①씀바귀는 뿌리를 약간 다듬어 씻어 살짝 데친다. 찬물에 담가 쓴맛을 우려낸 후 5~6cm 길이로 자른다.
②쇠고기는 곱게 채썰어 분량의 양념으로 밑간을 한 후 볶아 식힌다.
③미나리는 줄기만 준비해 옅은 소금물에 데쳐 4~5cm 길이로 썬다.
④씀바귀·미나리·쇠고기에 고춧가루를 넣고 버무려 붉은색을 낸다.
⑤볼에 재료들을 담고 분량의 초고추장 양념에 버무린 후 잣가루를 뿌려낸다. 

취나물 쑥완자 전골
재료 쑥 100g, 다진 쇠고기 200g, 취나물 80g, 양파 ½개, 청·홍고추·대파 1개, 다진마늘 1큰술, 된장 2큰술, 소금·후추 약간, 완자 양념(다진파·전분 1큰술, 다진마늘 1
작은술, 달걀흰자 1개분, 소금·후추·참기름·깨소금 약간), 육수(멸치 30g, 다시마 1장, 무 100g, 물 5~6컵)
만드는 법
①끓는 물에 데친 쑥의 물기를 짠 후 곱게 다진다.
②쑥과 다진 고기에 완자양념을 넣고 끈기가 생기도록 치댄 후 지름 3cm 크기로 완자를 빚는다.
③취나물은 잎이 연한 것으로 준비해 적당한 크기로 자른다. 대파·양파·고추는 채썰어 준비한다.
④전골냄비에 모든 재료를 돌려 담고 육수에 된장을 풀어 자작하게 붓는다. 끓으면 마늘·소금·후추를 넣어 간을 맞춘다.

▶ 도움말=경희대 강남경희한방병원 체질의학센터 정용재 교수·경희대 동서신의학병원 사상체질과 김달래 교수
▶ 요리자문= 라퀴진(www.lacuisine.co.kr) 정주희 강사·푸드스타일리스트 박명원


프리미엄 김은정 기자 hapi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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