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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국 한반도 전쟁방지 최우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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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워싱턴 = 길정우 특파원.최상연 기자]한.미 양국은 한반도평화 4자회담에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우발적 전쟁이 일어날 가능성을 차단하는데 가장 큰 주안점을 두고 있다고 한.미 양국의 고위관리들이 2일 밝혔다.

한.미 양국은 이를 위해 남북한간 군사적 신뢰구축을 위한 여러 조치와 북한에 대한 정치적.경제적 지원방안을 다각도로 구상하고 있으며 그중에는 사실상 와해돼 있는 군사정전위원회 (MAC)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체제에 대한 구상도 포함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5일 뉴욕에서 열리는 예비회담에서 이같은 문제들을 4자회담의 의제로 삼을 것을 제의할 방침이다.

한.미 양국의 이같은 방침은 위기에 빠진 북한체제의 회생가능성을 염두에 두는 대 (對) 북한 연착륙보다는 북한이 절망에 빠져 도발할 가능성을 방지하는데 우선적 목표를 두는 '북한관리정책' 이 배경인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한.미 양국은 4자회담에서 논의할 한반도 긴장완화와 평화정착 방안에 대해 이미 깊숙이 논의, 구체적 내용들에 대해 합의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 가운데는 한반도에 군사적 위기상황이 발생했을 때 1차적으로 가동할 '핫라인' 및 위기상황을 논의, 해결하기 위한 정규적인 군사적 대화채널을 신설하는 방안과 신뢰구축조치로 휴전선 배치 남북한 양측 군대의 후방철수.상호군사방문.군사작전의 사전통고.군사력 감축등의 방안이 담겨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미 양국은 북한군의 후방철수.군사력 감축과 맞물려 주한미군을 일부 감축하거나 후방으로 이동배치하는 문제도 고려중이다.

한.미 양국은 또 위기에 몰린 북한이 도발할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차적으로 식량과 농업개혁에 필요한 비료.농약.농기구등의 지원방안을 준비중이며 북한이 본격적인 경제개혁에 나설 경우 세계은행 (WB) 이나 아시아개발은행 (ADB) 등 국제금융기구를 통한 자금지원 방안도 검토중이다.

이와관련, 최근 샘 넌 전 미상원 군사위원장과 함께 북한을 방문한 제임스 레이니 전 주한미대사는 4자회담에서 군사정전위원회 체제를 대체할 새로운 군사대화채널 마련을 논의하겠다는 의사과 함께 북한의 도발가능성에 대해서는 미국이 결코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레이니대사는 또 북한에 대해 중국식 개혁.개방에 착수할 것을 강력히 촉구하고 북한이 개혁에 나설 경우 국제금융기구등을 통한 자금지원 의사를 전달했으며 미국의 대북한 테러국 지정과 경제제재조치도 풀어나갈 방침임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4자회담의 운영방식과 관련해 미국 정부내에서는 남북한이 중심이 돼야 한다는 견해와 현실적으로 남북한간 대화의 진전이 어려움을 감안, 미국이 4자회담 진행을 주도해야 한다는 견해가 공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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