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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 정끝별, 평론가 김미현씨 책 펴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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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모든 서정시는 사랑시이고, 소설가라면 누구나 단 한편의 연애소설을 꿈꾼다'.

시인 정끝별(40)씨와 문학평론가 김미현(39)씨가 사랑 또는 연애를 다룬 시선집과 소설집을 나란히 엮어 펴냈다. 정씨가 엮은 '사랑아, 나를 몰아 어디로 가려느냐'에는 1920년대 김소월부터 최근 문태준까지 시인 69명의 사랑시 69편이 담겨 있고, 김씨가 엮은 '연애소설'(이상 글빛)에는 9편의 단편소설이 묶였다.

하필이면 왜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에 눈을 돌린 것일까. 정씨는 시선집 뒷부분에 붙인 해설에서 "사랑하고 사랑받을 때 인간은 살아있음을 증명받기 때문에 인간의 삶이 지속되는 한 사랑은 계속될 것이고, 그런 사랑은 사람과 삶에 대한 메타포"라고 밝혔다. "그런 의미에서 모든 서정시는 사랑시"라는 것이다.

김씨는 소설집 머리말에서 "100여년 한국 근대문학사에서 '생각하다'라는 전통적 뜻을 지닌 것이든, 낭만적 포즈의 박래품(舶來品)이든 사랑 혹은 연애는 우리 (소설)문학의 손님이자 주인이었다"고 밝혔다. "심지어 소설가라면 누구나 '단 한편의 연애소설'을 꿈꾸며 연애를 사랑하거나 미워해왔다"는 것이다. 사랑의 비중에 공감한 두 사람은 약속이라도 한 것처럼 사랑의 다층적인 색깔에 주목했다.

정씨는 사랑의 불안과 고통을 드러낸 시편들로 정호승의 '그리운 부석사', 최승자의 '그리하여 어느날, 사랑이여'를 꼽았고, 황홀한 관능을 드러낸 시편으로 채호기의 '햇빛!'을 꼽았다.

김씨는 연애의 기쁨에 주목한 강신재의 '젊은 느티나무', 윤대녕의 '상춘곡' 등을 소제목 '연(宴)'장에 묶었고, 연애의 슬품을 다룬 서영은의 '먼 그대', 이인화의 '초원을 걷는 남자' 등을 '애(哀)'로 묶었다. 또 이어령의 '현대인의 사랑', 자신의 '연애부터 연애까지' 등 연애의 생로병사를 밝힌 평론적인 성격의 글을 '설(說)'에 모았다.

신준봉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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