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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絶種위기의 희귀야생동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83년 설악산 반달곰 사건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한 가운데 전직 경찰관이 낀 지리산 반달곰 밀렵기도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고 있다.

이번 사건은 지리산과 오대산 일대에서 반달곰 생존 흔적을 발견했다는 환경부의 발표가 있은지 얼마 되지 않은 시기에 터져 더욱 관심을 끌고 있다.

또 개인이 사육중인 수입 반달곰이 1천여마리에 이른다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중에 포획된 야생곰이 포함돼 있을 가능성에 대해서도 검찰이 수사중이라고 한다.

그러나 밀렵꾼들의 활동사실만으로 야생곰의 존재를 확언하기는 어렵다.

야생곰 한 마리값이 무려 3억원이라는 설이 있고, 또 착수금조로 밀렵꾼들이 5천만원을 받았다는 소문도 들리지만 이는 불로장생의 허황한 심리를 역이용한 술수일 가능성이 높다.

일부 밀렵자들은 사육곰을 야생곰으로 속이기 위해 실제 상황인 것처럼 연출하기도 한다.

사육곰을 풀어놓고 올가미나 덫은 물론 독극물이나 폭발물을 사용해 야생곰을 잡는 것처럼 위장하는 것이다.

이번 사건은 야생곰의 생존 가능성에 대한 기대와 함께 멸종위기에 처한 희귀동물을 어떻게 보호해야 하느냐는 교훈을 일깨워주고 있다.

과거 한반도에는 여우.늑대.표범.호랑이 같은 맹수류가 수없이 서식하였으나 이제는 다수가 이땅에서 절종 (絶種) 된 것으로 보인다.

10대의 소년기때부터 자연계의 동물들과 각별한 친화력으로 밟아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산천을 답사하면서 오늘에 이르고 있지만 그들의 생존 징후를 찾을 수 없다.

다른 일반 야생동물들도 급격한 감소를 보이는 것이 적지 않다.

이정우<삼육대교수 응용동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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