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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격 여름 휴가철 관광지 현장 점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9면

산으로 바다로…. 모처럼 휴가를 맞아 가족들과 함께 떠나는 피서객들의 마음은 한량없이 설렌다.

그러나 이도 잠시일뿐 올해도 피서길은 짜증스럽기만 하다.

집을 나서자 마자 부닥치는 극심한 교통체증과 주차난, 업자들의 바가지 상혼, 쓰레기와 악취…. 본격 피서철을 맞은 전국 행락지의 무질서 현장을 점검한다.<편집자>

◇쓰레기 공해 = 22일 오후10시 강릉 경포대해수욕장 백사장. 30도를 웃도는 열대야를 피해 음식과 술.음료등을 가지고 나와 더위를 식히는 피서객들로 북적댔다.

자정 무렵 백사장 곳곳에는 빈병.안주.과일껍질등과 깔고 앉았던 종이박스등이 어지럽게 널려 마치 쓰레기장을 방불케 했다.

이 백사장에서 나오는 쓰레기는 요즘 하루 4가량. 인근 사천해수욕장 진입 도로변에도 검은색 비닐봉투와 종이박스에 담겨진 각종 쓰레기가 심한 악취를 풍기며 널려 있다.

분리 수거는 기대도 못한다.

경남 통영군한산면비진리 이용득 (57) 이장은 "비진도해수욕장 백사장에서 하루 5~6의 쓰레기가 나와 손수레로 치우고 있으나 대부분 분리수거가 안된 것" 이라고 말했다.

20일 부산 해운대해수욕장에서 수거된 쓰레기 11중 규격봉투에 담긴 것은 20%에 불과했다.

백사장.잔디에 버려진 것도 2이나 됐다.

계곡은 더하다.

20일 울산시울주군상북면 석남사 일대 계곡. 바위 틈새와 숲속 구석구석에는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음식물찌꺼기등이 악취를 풍기며 나뒹굴고 있다.

◇불법취사 = 2만여명의 피서객이 몰린 19일 오후 충남공주시 계룡산국립공원. 동월계곡 매표소를 지나 20여쯤 올라가자마자 고기굽는 냄새가 진동했다.

취사행위가 금지돼 있는 강릉시성산면보광리 보현천 계곡에도 22일 오후 버너를 이용해 삼겹살등을 구워먹는 피서객들이 곳곳에 눈에 띄었다.

불법취사로 적발되면 10만원의 과태료를 내야 하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바가지 상혼 = 강릉 경포대해수욕장은 민박의 경우 2인기준 2만원을 받도록 돼 있으나 일부 업소에서는 4만~5만원을 받고 있다.

낙산해수욕장도 하루 임대료 4천원을 받도록 돼있는 5인 이하 소형텐트에 대해 4배 가량인 1만5천원까지 요구하고 있다.

전북 격포해수욕장 인근 숙박업소들은 적게는 기준가격의 2~3배, 많게는 5배 이상까지 방값을 올려 받고 있다.

일부 숙박업소에서는 당일치기 손님에게 더 비싼 방값을 받으려고 아예 예약전화를 받지 않는다.

해운대해수욕장 인근 30여곳의 사설주차장은 당초 기본요금 30분당 1천~1천1백원, 10분 초과당 3백~5백원을 더 받기로 신고해 놓았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기본요금 30분당 2천원에 30분마다 1천원을 추가하거나 아예 기본요금없이 시간당 3천원을 받아 피서객들과 마찰을 빚고 있다.

강원도 동해안 대부분의 해수욕장에서는 백사장을 임차한 업자들이 개인용 파라솔을 설치하지 못하게 막아 피서객과 말다툼을 벌이기 일쑤다.

◇시설물 관리 엉망 = 주말이면 1만여명이 몰리는 속리산국립공원 화양동계곡 학소대 부근 급수대는 수도꼭지 8개중 물이 제대로 나오는 것은 2~3개 뿐이고 나머지는 고장난 상태로 방치돼 있다.

물받이에는 라면쓰레기.밥알등이 모래와 함께 뒤섞여 혐오감을 준다.

충북괴산군청천면후평리 자연발생유원지 남자화장실은 변기가 깨진채 방치돼 사용할 수 없었다.

충남 대천해수욕장도 화장실이 턱없이 부족한데다 청소도 제대로 안해 부녀자들은 밤에 솔밭등을 이용하고 있다.

◇주차난 = 경북영덕 장사해수욕장 주변 국도에는 무질서하게 주차된 차량들이 통행에 큰 불편을 주고 있다.

1백여대 수용 규모의 해수욕장 지정주차장이 꽉 차 피서객들이 마을 안길등에 마구잡이로 주차, 마을 주민과 마찰을 빚고 있다.

해운대해수욕장에는 피서객들을 위해 수영만 매립지 바닷가쪽에 마련된 주차허용규역의 3분의1정도를 40여개의 포장마차가 차지, 주차난을 가중시키다 지난 24일 관할구청에 의해 단속되기도 했다.

[전국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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