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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결’ 출연 배우 이시영 “엉뚱해서 떴지만 연기로 승부 봐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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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9면

배우 이시영은 이제 막 스타트 라인을 떠난 신인이다. KBS 드라마 ‘바람의 나라’·‘꽃보다 남자’, MBC 시트콤 ‘그분이 오신다’ 등에 출연했다. 인기 리얼리티 프로그램인 MBC ‘우리결혼했어요’에서 엉뚱 캐릭터로 주목받고 있다. 프라모델 만들기란 독특한 취미에 재즈 댄스 실력도 수준급이다. [김태성 기자]

 이시영(27)씨는 ‘도무지’의 배우다. 급작스레 치솟은 인기를 ‘도무지’ 해명할 길이 없다. 미니홈피도 없다는데 인터넷엔 그의 이름이 넘쳐난다. 지금까지 출연한 드라마는 달랑 세 편뿐인데 영화 ‘오감도’의 주연 자리까지 꿰찼다.

이 인기를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으니 ‘이시영’ 이름 석자가 또렷이 각인됐던 순간으로 시간을 거슬러보자. 지난달 25일 MBC ‘우리 결혼했어요’가 전파를 탄다. 낯선 여배우가 가수 전진의 아내로 출연한다. 한데 이 여배우, 어딘가 독특하다. 트레이닝복 차림에 머리는 부스스. 집이라고 구경시키는데 한 방 가득 프라모델이다.

◆인터넷 도배한 데뷔 2년차=이쯤해서 대중의 클릭이 시작된다. 프라모델 마니아 사이에선 ‘이시영 컬렉션’을 놓고 탄성이 터진다. ‘오덕(오타쿠) 여신’이란 별명이 붙더니 인터넷이 온통 이시영 이름으로 도배된다.

“얼떨떨하죠. 집에서 하는대로 보여드렸을 뿐인데. 연기자가 예능 프로그램으로 주목받은 게 좀 이상하긴 해요. 그래도 연기자로서 선택할 수 있는 폭은 더 넓어질 것 같아 좋아요.” 이제 갓 데뷔 2년차. KBS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도 출연(오민지 역)했지만 주목받진 못했다.

그러나 “마음 독하게 먹고 연기 공부를 해왔다”고 말하는 그의 입은 다부졌다. 하긴 데뷔에 앞서 2년간 집에 틀어박혀 연기 공부만 했다니 독하긴 독하다.

“친구들과 연락도 끊고 오로지 연기만 생각했죠. 그러다보니 차분하게 성격도 바뀌더라구요. 엉뚱 캐릭터도 그때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어요.”

◆연기에 승부 건 여배우=유명세도 단단히 치렀다. 성형·나이 논란이 벌어졌다. 과거 사진이 떠돌고 악성 댓글도 넘쳤다. “과거의 모습이 있으니 지금의 제가 있는 거잖아요. 그런 논란은 신경 안 써요. 오히려 제 연기를 꾸짖는 댓글엔 눈물이 나죠.”

‘오덕 여신’답게 쇼핑 대신 프라모델을 즐긴다. 의상디자인을 전공했는데도 근사한 정장이 몇 벌 없을 정도다.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우리 결혼했어요’ 녹화에 나섰다가 작가들한테 혼쭐도 났단다. “트레이닝복이 편하고 프라모델 작업하기에도 좋거든요.” 이걸 이유라고 댄다, 여배우가.

인터뷰 내내 그는 “연기자로서”란 말을 입에 달고 있었다. 배우 전도연을 말할 땐 목소리도 커졌다. “전도연 선배처럼 편안한 연기를 하는 배우가 되고 싶어요. 제가 승부를 걸 곳은 역시 연기잖아요.” 그가 일주일 전 받은 생애 첫 팬레터엔 이런 말이 적혀 있었다. ‘앞으로 훌륭한 배우로 쭉쭉 전진하세요.’ 그의 가상 남편인 전진을 빗댄 재치있는 격려다. 그래, 이시영은 ‘전진하는’ 배우다.

정강현 기자 , 사진=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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