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기업 인턴 6만명으로 늘리게 할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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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문모(24·숙명여대 졸업 예정)씨는 최근 학교에서 개설한 ‘학사 후 과정(Post-Bachelor Program)’을 신청했다. 취업을 하지 못한 졸업생이 무료로 취직에 도움이 되는 수업을 듣거나 학교가 마련한 인턴십 과정을 이수하는 프로그램이다. 문씨는 “등록금을 계속 내면서 졸업을 유예하는 친구들이 많은데 여기에 선발되면 인턴을 하면서 학교 도서관도 이용할 수 있어 취직 준비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숙명여대는 3월부터 국내에선 처음 이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다. <본지 2008년 12월 24일자 10면>

한나라당이 청년 일자리를 늘리기 위한 여러 가지 방안을 쏟아내고 있다.

우선, 졸업 후에도 대학에 머물며 자기 계발을 하는 ‘대학교 내 스테이(Stay in School)’ 프로그램을 다른 대학으로도 확대하기로 했다. 정부가 해당 대학에 소요 예산을 지원하는 방법도 검토 중이다.

당 경제위기극복 종합상황실은 350개 대학에 5억원씩 지원하면 2만5000명의 졸업생이 혜택을 받을 것으로 추산했다. 거시경제·일자리 팀장인 나성린 의원은 11일 이 같은 청년 실업 대책을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 보고했다.

나 의원은 “올해 적어도 청년 구직자 23만 명이 취업이 안 되거나 애로를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들이 (직장을 얻지 못해) 경력이 단절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당은 이를 구체화하기 위해 교육과학기술부·기획재정부 등과 당정협의를 열고 추경을 통한 지원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중소기업 청년인턴제를 확대하고 대기업에까지 이를 도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에는 인턴 임금의 50%를 지원하기로 했으나 이를 더 늘려 80%까지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단 대기업에는 50%까지 지원해 줄 계획이다. 인원도 중소기업 인턴은 당초 2만5000명에서 5만 명으로 늘리고, 대기업 인턴 1만 명을 새로 만들어 모두 6만 명의 일자리를 만들기로 했다.

대기업이 중소기업 인턴 경험자를 채용할 경우 인센티브를 주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이명박 대통령이 지난달 30일 방송토론회에서 제안했던 아이디어다. 나 의원은 “인턴 경험이 정규직 취업과 연계가 되지 않아 학생들이 관심을 갖지 않는다”며 “기업에서도 인턴 인력을 (업무에 바로) 활용하기 어렵다는 얘기가 있어 미리 교육을 받고 인턴을 경험하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선승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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