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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사협약 발효로 살펴본 국내 습지 …강원도 용늪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오는 28일 우리나라는 국제습지 (濕地) 를 보호하기 위한 람사 (Ramsar) 협약 회원국이 된다.

당장 원시 생태계의 보고 (寶庫) 로 대표적 고층 습지인 강원도양구군의 대암산 용늪이 이 협약의 첫 적용대상이 된다.

환경부는 경남창녕군 우포늪과 경남 울산시 정족산 무제치도 보호가치가 있는 늪으로 보고 기초조사를 진행중이다.

◇훼손 실태 = 환경부가 람사협약 목록의 공식 등재를 앞두고 96년부터 실시한 '대암산 용늪 복원 타당성 조사' 결과 심각한 훼손으로 늪의 특성을 잃을 위기에 처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늪은 70년대말 북.서방향에 새 도로와 인공구조물이 들어서면서 훼손되기 시작됐다.

작은 용늪은 88년 조사후에도 흔적을 찾기 힘들 정도로 파괴됐다.

위쪽에 군사시설물과 능선도로.농구장등 운동시설 때문에 맨땅의 토사가 홍수때 늪으로 밀려들었다.

조사단은 작은 용늪의 복원이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큰 용늪도 훼손될 위험이 크다.

도로변 토사가 작은 용늪과 큰 늪의 남쪽에서 흘러들어 육지화되는 면적이 날로 늘고 있다.

흘러든 영양 염류로 수질이 변하고 산성 토질마저 점차 중화돼 신갈나무등 산나무나 숲속 식물들이 늪에 침투해 있다.

큰 용늪은 80년대 관할 군부대가 이곳에 스케이트장 (길이 90, 폭 50) 을 건설하면서 훼손되기 시작했다.

늪의 물이 스케이트장에 고여 여름외에는 주변이 건조하다.

조그만 연못들의 바닥이 갈라지고 굳어 가을부터 봄 사이 일부 늪식물이 말라죽고 있다.

67년 늪의 존재가 알려진 뒤 방문객들의 발길이 잦아 늪 주변의 길은 토양이 잘게 부서지고 빗물이 스며들어 10~20㎝ 깊이까지 침식됐다.

늪지 식물이 뿌리호흡을 못할 정도의 맨땅으로 변했다.

◇복원대책 = 환경부는 람사협약 등록을 계기로 용늪을 복원키로 하고 내년까지 정밀조사를 계속할 계획. 그러나 복원은 수십년이 걸릴 정도로 쉽지 않다.

조사단은▶토사가 흘러들지 못하도록 침사지 설치▶주변 군사도로의 포장▶생장이 끝난 키 큰 식물을 베어 맨땅을 덮어주기▶지하수의 유출을 막기위해 스케이트장 둑면에 나무판자등으로 촘촘한 벽 만들어 주기▶늪의 동북쪽 끝을 주변의 암석으로 막기등 대책을 내놓았다.

환경부는 대책을 다각도로 검토, 시행키로 했다.

윤석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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