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생각합니다>박물관 시설만틈 안내시스템도 선진화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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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박물관 시설만큼 안내시스템도 선진화를 초등학교 어린이들에게 현장체험의 기회를 확대해주기 위해 철도박물관에 갔다.

전철을 타고 부곡역을 지날 때마다 무척 가보고 싶어하던 곳이었다.

초등학교 3학년생 4백여명은 부곡역에서 내려 한참을 걸어 드디어 철도박물관에 도착했다.

그런데 어린이들의 즐거워하는 모습도 잠시 뿐이었다.

직원이 박물관 입구에서 어린이들을 가로막으며 소지품을 길가에 늘어놓고 들어가라는 것이었다.

박물관 안쪽에 넓은 광장이 있어 그곳에 놓아둘 수도 있었으나 어쩔 수 없었다.

박물관 안은 볼만한 것이 많았다.

뿌듯한 마음으로 구경을 마치고 밖으로 나와 어린이들과 함께 길가에 앉아 점심을 먹으려고 하는데 직원들이 나와 어린이들을 내쫓았다.

할 수 없이 우리들은 점심을 먹지도 못하고 허기진 배를 움켜쥐고 부곡역까지 걸어왔다.

돌아오는 길은 씁쓸함의 연속이었다.

어린이들의 내뱉는 불만은 전철안에서도 한동안 그치지 않았다.

학교에 도착했을 때 거의 모두 쓰러지기 일보직전이었다.

어린이들의 뇌리에 철도박물관 직원들의 얼굴은 오래오래 지워지지 않을 것이다.

친절하기는커녕 불친절한 모습으로. 김석규〈수원 정자초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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