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샤프 한미연합사령관 “북한이 핵 통제력 잃어도 대비책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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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월터 샤프(사진)한미연합사령관이 북한의 핵무기 통제력 상실 가능성에 대한 다양한 대비책을 마련했다고 9일 밝혔다.

주한미군사령관을 겸임하는 샤프 사령관은 이날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가진 외신기자클럽 강연에서 “구체적으로 밝힐 수는 없지만 관련 계획이 있다”면서 “전면전에 대비한 계획도 있고 북한의 불안정한 사태에 대비한 계획도 있다”고 말했다.

샤프 사령관은 “여기(북한의 불안정 사태 대비 계획)에는 자연재해, 내전, 핵무기에 대한 통제력 상실 등 전반적 상황이 포함돼 있다”며 “김태영 합참의장과 우리(주한미군)는 긴밀히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샤프 사령관의 이 같은 언급은 ‘개념계획 5029’에 따른 대비 계획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군 관계자가 말했다.

‘개념계획 5029’는 ▶북한 내 정변으로 인한 소요사태 및 대량 탈북 ▶홍수·지진 등 대규모 자연재해 ▶북한 정권의 핵 및 생화학무기 등 대량살상무기(WMD)에 대한 통제력 상실 등 북한의 6가지 불안정 사태에 대비한 유형별 대비 계획이다. 한·미 군당국은 이 개념계획을 2004년부터 마련해 오다 지난 노무현 정부 때 세부적인 군사력 사용을 포함하는 작전계획으로 구체화하는 작업을 중단했다. 그러나 미국은 버락 오바마 행정부 이후 북한의 핵이 테러집단 등에 유출돼 미 본토 공격에 사용될 가능성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대(對)확산정책을 최근 수립하고 있다.

샤프 사령관은 ‘북한의 핵무기 보유국 지위’ 인정 여부를 묻는 질문에 “핵 보유국, 핵 능력, 핵무기 등의 용어가 있지만 언급하지 않겠다”며 “다만 북한은 2006년 명백히 핵실험을 단행했기 때문에 이런 능력이 있다. 한·미 양국 군은 군사적으로 이런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북한의 대포동 2호 등 장거리 미사일 발사 조짐에 대해 샤프 사령관은 “외교 조치, 경제제재, 군사 조치 등 다양한 방안이 있다”고 말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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