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놀이동산서 대회개최 몽고메리 영국오픈골프서 우승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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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0면

'무관의 제왕' 콜린 몽고메리 (34.영국)에게 절호의 기회가 왔다.

'디 오픈' 이 어린 시절의 놀이동산이었던 로열트룬GC에서 열리기 때문이다.

지금도 그의 아버지 제임스 몽고메리가 이 코스의 사무장으로 봉직하고 있는 트룬은 16세 때부터 아버지를 따라 돌던 앞마당이나 다름 없었다.

몽고메리는 눈을 감고 골프를 쳐도 될만큼 이 코스에 훤하다.

'우표' 라 불리는 손바닥만한 파3의 8번 그린이나 기찻길과 함께 가는 11번홀등 코스의 주요 공략점들에 대해선 어느 누구의 충고를 들을 필요가 없다.

트룬GC가 위치한 스코틀랜드 서안의 퍼스 클라이드섬 주민들도 "우리 동네 꼬마가 스타가 돼 돌아왔다.

우즈 이상의 성원을 보여줘야 한다" 며 들끓는 분위기다.

영국오픈을 기다리는 자세도 몽고메리는 다른 선수들과 다르다.

하이샷으로 유명한 타이거 우즈를 비롯, 다른 선수들은 이 지역의 악명 높은 바람이 가라앉기를 바라지만 그는 반대다.

몽고메리는 "훌리는 나의 편이 되지 않겠느냐" 며 "고향사람들에게 반드시 좋은 선물을 안겨주겠다" 고 전의를 다지고 있다.

훌리는 멕시코만에서 불어오는 강한 편서풍을 이 지역에서 부르는 말이다.

몽고메리는 지난 93년부터 지난해까지 4년간 유럽투어의 상금왕을 독식하고 있는 유럽 최고의 스타다.

그러나 메이저대회에서는 유달리 운이 없어 번번이 우승 문턱에서 무너져내렸다.

특히 94년 미국 오픈에선 거의 우승을 손에 잡았다 놓치는 불운을 겪었다.

94년에는 남아공의 어니 엘스와 미국의 로렌 로버츠등과의 18홀 연장전에서 패해 2위에 머물렀고 올해도 마지막 라운드 17번홀에서 뼈아픈 보기로 엘스에게 우승을 헌납했다.

그러나 몽고메리는 올해도 벌써 7개 대회에서 우승하는등 쾌조의 컨디션을 보이고 있어 그의 우승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게 점쳐지고 있다.

왕희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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