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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지도>58.세계연극제-한국연극 세계성 과시(2)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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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면보기

종합 14면

'97서울 세계연극제' 가 한국연극의 세계성을 과시하는 행사임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공연이 바로 6개국 합작으로 선보이는 셰익스피어의 '리어왕' 이다.

이 공연은 극단 자유와 극단 유가 공동주관하고 ITI 한국.미국.일본.독일.헝가리 본부가 후원하는 형식. 연출 (김정옥).무대미술 (정진화).제작 (유인촌).기획감독 (김용현) 등 주요 스태프를 한국측에서 맡고, 출연배우들은 한국 (유인촌.윤석화.정규수.조덕현.박영재.최지혜등) 과 미국.독일.불가리아.멕시코.일본측에서 공급받는다.

그야말로 다국적 진용을 갖추게 되는 것이다.

공연도 한국에서만 하는 게 아니다.

'세계연극제' 기간중인 9월10~15일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초연된 뒤 24~28일 일본 도쿄 글로브극장 공연과 미국.독일등 구미 순회공연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리어왕' 은 '햄릿' 과 함께 우리 무대와는 아주 친숙한 작품. 몸서리칠 정도로 냉혹하고 터무니없는 인간 욕망을 질타하는 셰익스피어의 대표작이다.

연출자 김씨는 "시대배경을 2천년전으로, 공간배경을 한반도와 만주일대.일본으로 설정해 한국적 굿판과 서구의 정서가 함께 어우러지는 작품을 만들겠다" 고 말했다.

이번 작품을 통해 국내 남녀연기자를 대표하는 유인촌과 윤석화는 처음으로 한 무대에서 만난다.

둘다 강한 개성의 소유자들이어서 이들이 엮어내는 조화미가 벌써부터 관심거리다.

다국적 연극이니만큼 오디션을 통해 선발된 배우들은 공연 도중 자국어를 사용한다.

이 각국 배우들의 자국어 사용은 "처음에는 원시시대 언어의 혼란상태를 나타내지만 나중에는 자국어 사용 자체가 이를 극복한 세계인의 우정과 화합임을 보여주기 위한 것" 이라는 게 연출자의 변이다.

<정재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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