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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은 인도다!] 5. 빈부 격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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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뭄바이의 차트라파티 시바지 국제공항. 비행기가 착륙할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건 개미떼처럼 줄지어선 주변의 흙색 판자촌이다.

인도의 '경제수도'인 뭄바이엔 아시아 최대로 알려진 100만명이 사는 슬럼이 있다. 첸나이의 '마리나 해변'에 있는 작은 어촌. 땅바닥에 기둥 몇개를 세워 놓고 새까만 짚으로 얼기설기 지은 움막집들이 쓰러질 듯 쭉 늘어서 있다. 도저히 주거용이라곤 믿기지 않는다. 수도인 뉴델리에서도 많이 줄었다지만 때에 찌든 얼굴에 맨발로 자동차 창문을 두드리는 꼬마 거지들이 자주 눈에 띈다.

인도에 드리운 짙은 그늘 중 하나는 절대 빈곤이다. 빈부 격차에 따라 '3개의 인도(대도시.반도시.농촌)'가 존재한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빈곤 인구가 줄고는 있다. "10년간 경제성장으로 6300만명이 가난에서 벗어났다"고 국제통화기금(IMF)의 완다 쳉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국장은 말했다.

그러나 세계은행에 따르면 인도에서 하루 1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극빈곤층은 여전히 3억5000만명(2001년 기준)에 달한다.

특히 빚에 허덕이는 농가에선 성장의 열매를 맛보지 못한다는 불만이 강하다. 농촌 발전에 힘을 쏟고 1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겠다는 콩그레스당이 최근 총선에서 이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인도상공회의소(FICCI) 아미트 미트라 회장은 "빈곤을 없애고 지속적으로 성장하려면 5년 안에 6000만개의 일자리를 만들어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관광.제조.유통업 등 사람을 많이 쓰는 산업을 더 개방하고 키워야 한다는 얘기도 이래서 나온다.

뉴델리.뭄바이.방갈로르.첸나이=이장규 경제전문대기자.김준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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