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 살포' 격돌 신한국당 경선 중대 고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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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박찬종 (朴燦鍾) 후보가 제기한 이회창 (李會昌) 후보의 금품살포설을 둘러싼 파문으로 신한국당 대선후보 경선이 중대고비를 맞고 있다.

李후보는 14일 전주에서 열린 합동연설회에서 "전혀 근거없는 얘기로 당의 명예를 떨어뜨리고 야당과의 싸움에도 차질을 빚게 됐다" 며 朴후보를 비난하고 "철저히 진실을 규명하고 사실이 아니면 책임을 지라" 고 요구했다.

이에 朴후보는 자신의 주장을 거듭 확인하면서 자신에 대한 이회창진영의 후보사퇴압력을 공개했다.

최병렬 (崔秉烈) 후보도 '돈문제' 에 관한 한 확실한 진실규명이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영삼 (金泳三) 대통령은 금품수수설을 둘러싼 신한국당 사태가 심상치 않다고 판단, 청와대가 朴후보 주장에 대한 진상을 즉각 조사하도록 지시했다고 여권 관계자가 전했다.

이만섭 (李萬燮) 대표서리는 이와 관련, 朴후보의 증거자료 당제출 거부는 당명 불복이라며 자료제출을 거듭 촉구했다.

당 경선관리위도 朴후보에게 15일 오전9시까지 당 선관위 출석을 요구했으나 朴후보는 일단 거부했다.

朴후보는 전주 연설회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李후보측의 금품살포에 대한 뚜렷한 증거를 확보하고 있다며 검찰이 수사에 착수하면 관련 증거를 제출하겠다고 말했다.

朴후보는 그러나 "당 선관위가 조사를 시작한 괴문서 사건도 별다른 진전을 보지 못하고 있다" 며 당조사 협조에 부정적 입장을 개진했다.

朴후보는 "이회창후보측이 본인의 친척등을 통해 후보사퇴를 종용한 바 있으며 총리직을 제의하면서 회유한 적도 있다" 며 "이회창후보측은 지난 12일 제주연설회 직후 李후보가 참석한 가운데 대의원 2백명에게 불법 향응을 제공한 적도 있다" 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李후보측의 황낙주 (黃珞周) 경선대책위원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을 통해 朴후보측이 李후보진영의 금품살포설을 입증할 자료를 당 선관위에 제출하라고 촉구하는 한편 당 선관위의 즉각적인 진상조사를 요구했다.

박성범 (朴成範) 경선대책위 대변인도 성명을 통해 "朴후보는 음해성 주장에 책임을 지고 당원들에게 거취를 밝히라" 고 요구했다.

李후보측은 朴후보의 후보사퇴 압력주장과 관련, "언제, 누가, 어디서, 어떤 식으로 압력을 가했는지 공개하라" 고 촉구했다.

<이연홍.김진.김종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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