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 초반과속은 '禍' - 임선동.이병규 '시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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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9면

'촌사람 마라톤하듯 한다'는 말이 있다.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장거리경주에서 멋모르고 초반에 뛰쳐 나갔다가 금세 지쳐 하위로 처지는 걸 흔히 이렇게 빗대어 말한다.

프로야구는 마라톤과 흡사하다.오죽하면 장기레이스라고 하겠는가. 그렇다면 한화는 시골사람처럼 마라톤을 했다.한화는 시즌 개막후 4월19일 1위에 오른 뒤 23일까지 1,2위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상위권을 지켰다. 그러나 곧 호흡이 가빠지기 시작해 24일 4위,25일 5위,5월4일 7위,이틀 뒤엔 8위까지 추락했다.

투수 송진우와 외야수 송지만은 팀과 운명을 같이 했다.

송은 4월13일 OB전에서 완투승,18일 쌍방울전에서도 승리해 기분좋은 2연승을 거두더니 이후 2승7패를 보태 고작 4승7패로 전반기를 마쳐야 했다.

초반 불꽃같은 방망이를 휘두르던 2년생 송지만은 4월20일 최다안타 1위에 오르는등 2년생 징크스를 비웃었다.그러나 페이스가 떨어지는데다 발목부상까지 겹치더니 지금은 타격 20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하고 있다.

한화가 정규시즌 초반에나마 반짝한 반면 롯데는 정식 레이스가 펼쳐지기 전부터 지친 케이스.시범경기에서 막강한 화력과 마운드로 7승2패1무를 기록,1위를 차지했던 롯데는 정규레이스에 들어와선 줄곧 하위권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현재 8위. LG의 슈퍼루키 임선동과 이병규도 촌사람에 가까운 레이스를 펼쳤다. 7억원의 계약금을 받은 임은 초반 4연승으로 몸값을 해내는가 했지만 이후 3연패 당하더니 아예 마운드에 오르지도 못했다.

“선배님들 성의있게 던져주십시오”라며 기세등등하던 이병규도 기가 많이 죽었다.4월26일까지 0.408로 4할대 타율을 유지했지만 현재 0.280의 평범한 성적에 그쳐 예약해 놓았던 신인왕자리도 위태로운 지경이다.

이제 후반기의 막이 올랐다.휴식도 취했고 마음도 가다듬었다. 새로운 판도가 짜여질지 관심이다. 김홍식 기자

<사진설명>

임선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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