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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프놈펜 內戰으로 한국인들 속속 탈출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0면

“프놈펜에 돌아오니 사지(死地)에서 살아왔다는 생각이 듭니다.시엠 레아프는 어제까지도 모든 통신이 두절된 상태여서 두려움이 더했습니다.” 8일 오후 러시아제 특별 군용헬기로 시엠 레아프를 탈출,프놈펜에 도착한 7명의 한국인 교수 일행은 3일간의 악몽을 되새겼다.현대건설 초청으로 캄보디아를 방문한 이들은 시엠 레아프에서 고립됐다 이날 오후2시20분(현지시간) 1인당 50달러씩 내고 외국인 관광객 2백여명과 함께 간신히 빠져나왔다.

이날 오전7시20분 앙코르와트 인근에 있던 한국 기자단 일행 3명도 10시간의 고생끝에 무사히 프놈펜에 도착했다.이들은“택시를 타고 10개의 검문소를 돈으로 매수하면서 천신만고끝에 탈출했다”고 밝혔다.또 이날 오전6시에는 한국인 관광객 6명이 육로를 이용해 베트남으로 탈출하는등 프놈펜에는 한국인들의 탈출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이곳 프놈펜에는 아직도 적군과 아군을 분별하지 못할만큼 훈 센측과 라나리드측 군인들이 뒤엉켜 있는 상황이다.

지난 69년 이후 비정부기구(NGO) 일원으로 캄보디아에 와 28년째 근무하고 있는 김세종(56)씨는 “나의 경험으로 봐서 이번 전투는 이미 내전의 양상을 띠고 있다.특히 라나리드측 장군들을 조기에 체포하지 못하는 바람에 이들의 반격이 앞으로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캄보디아 정부 고위관계자는“시엠 레아프와 바탐방등 일부지역에서 소규모 전투가 벌어지고 있기는 하지만 전투는 일단락되고 평온을 되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아직도 프놈펜에서는 라나리드측이 재반격을 시도할 것이라는 루머가 돌고 있다.많은 시민들은 평소처럼 활동하고 있으며 프놈펜 최대 야채시장인 올림픽마켓도 평일보다 줄었지만 많은 사람들이 모이고 있다.

김세준 기자 현지르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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