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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초에 10만 장 … 총알도 찍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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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눈앞을 날아가는 총알도 추적·포착할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 및 망원경이 국내 기술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화여대 물리학과 박일흥 교수팀은 초소형 전기전자시스템(MEMS) 기술을 이용해 1초에 10만 장의 사진을 찍을 수 있는 초고속 카메라와 망원경을 개발했다고 3일 발표했다. 이는 4월 발사되는 러시아 과학위성 ‘타티아나(Tatiana)-2’ 위성의 주 장치로 탑재됐다.

기술의 핵심은 지름이 머리카락보다 가는 300㎛(마이크로미터)의 망원경용 반사거울 196개를 잠자리 눈 형태로 배열한 것. 초미세 거울이 연속적으로 빠르게 방향을 바꿔 모든 방향을 관찰할 수 있고, 카메라는 이를 기록할 수 있도록 했다. 타티아나-2 위성은 구름 위 고공에서 일어나는 거대한 번개인 ‘메가 번개’의 정체를 밝히기 위해 쏘아 올리는 것이다. 메가 번개가 있다는 사실은 최근에야 알려졌으며, 지금까지 메가 번개가 일어나는 초기 영상을 촬영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카메라와 망원경 기술을 지원하고, 러시아는 위성과 발사를 책임지는 형식으로 공동 연구를 해 메가 번개의 비밀을 벗기는 데 나선다. 개발 기술 관련 특허 28건이 국내외에 출원됐다. 박 교수는 “고성능 카메라와 망원경 기술은 여러 개 목표를 동시에 초고속으로 추적할 수 있어 국방 관련 기술에도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방주 과학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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