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week& cover story] 머리 잠시 굴리니 재미 한아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14면

손가락.발가락 하나 까딱하기 싫어 세수나 면도조차 밀쳐둔 주말. 사람이 들끓는 극장이나 공연장을 찾아나서는 것도 귀찮고 끔찍한 일. 이럴 땐 방안에서 쉽게 즐길 수 있는 일들을 찾아보자.

연일 되풀이되는 야근과 회식…. 그리고 엉겹결에 돌아오는 대책 없는 주말. 고단한 지난 한 주는 떠올리기 조차 싫다. 그냥 방안에서 뒹굴고 싶다. 하지만 시무룩한 가족들의 얼굴이 마음에 걸린다.

"밖에 나서지 않고도 가족들을 달랠 만한 기발한 아이디어 어디 없을까." 이런 고민을 하는 분들께 week&이 드리는 제안. 바로 보드게임이다. 그것도 쉽게 집에서 만들어 즐길 수 있다.

보드게임 매니어 윤대식(우석대 한의학과 본과4년)씨가 가족들이 만들어 볼 만한 게임을 소개했다. 1980년대 미국에서 유행했던 보드게임을 변형해 만든 일명 '길 만들어 보물찾기'게임.

게임 방식은 간단하다. 뒤죽박죽 섞인 49개의 길 모양 조각(타일)들이 서로 이어지도록 정돈해 가며 자신이 받은 카드에 있는 똑같은 보물 그림이 그려진 곳으로 먼저 찾아가면 이기는 놀이다. 먼저 게임을 시작하기 전 길 모양 타일 모두를 바둑판 모양으로 말판 위에 깐다. 각각의 타일에는 T자형.일(-)자형.ㄱ자형 같은 길 그림과 보물이 그려져 있다. 문제는 길모양 조각들을 아무렇게나 깔기 때문에 중간중간 길이 어긋나 끊기게 된다는 것. 길을 내기 위해 필요한 게 바로 여분의 길 모양 타일 한장(일명 엑스트라 타일)이다. 찾아야 할 보물이 있는 곳까지 가장 잘 연결될 수 있는 쪽을 찾아 여분의 타일을 말판 안쪽으로 밀어넣는다(상하좌우 어느 쪽으로도 가능). 그래서 한 줄에 나란히 이어진 타일들의 위치를 모두 한칸씩 옆으로 이동시킨다. 이런 식으로 이어지는 길로 말을 움직여 여섯 개의 보물을 가장 빨리 찾는 사람이 승자가 된다. 카드와 타일에 무엇을 붙이느냐에 따라 게임의 제목이 정해진다. 대장금 캐릭터 스티커를 붙이면 '장금이를 찾아라'가 되고 '디지몬'그림을 붙이면 '디지몬 어드벤처'가 된다. 우리 가족 사진을 만들어 붙여도 색다른 재미가 있다.

글=김필규 기자<phil9@joongang.co.kr>
사진=최승식 기자<choissie@joongang.co.kr>
독자모델=신우섭(36).신재은(5) 부녀

*** 직접 만들고 즐기는 보드게임

(1) 준비물=하드보드지 8절(말판용), 빈 박스 종이 8절 정도(타일용), A4용지 4장(카드용), 빈 샘플 화장품 통 4개(말용), 같은 모양이 두 개씩 있는 보물그림 스티커 24쌍. (각종 캐릭터나 가족 사진도 무방), 양면테이프 혹은 순간 접착제, 가위.칼

(2) 타일 만들기=빈 박스 종이를 5×5㎝ 크기로 똑같이 잘라 50개의 타일을 만든다. 각각의 타일에는 길을 그려 넣되 T자형 18개, 일자형 20개, ㄱ자형 12개를 그린다. 그중 모든 T자형과 6개의 ㄱ자형 등 24장의 타일 위엔 준비해둔 스티커를 종류별로 붙인다.

※팁=타일을 맞댔을 때 각각의 길이 서로 이어질 수 있도록 그려야 한다. 길 모양을 컴퓨터로 그린 뒤 프린터로 뽑아 타일에 붙여도 좋다.

(3) 카드 만들기=A4용지를 트럼프 카드 정도의 크기로 잘라 24장을 만든다. 각각의 카드 위에 남아 있는 24개의 스티커를 붙이면 카드 완성.

(4) 말판 만들기=하드보드지를 36㎝짜리 정사각형 모양으로 자른다. 연필과 자를 이용, 가로.세로 7칸씩 균일하게 칸을 나눈 뒤 사진과 같이 16개의 타일을 말판 위에 고정시킨다. 모서리 네곳엔 스티커가 붙지 않은 ㄱ자형을 붙이고 나머지엔 아무거나 원하는 것을 붙인다. 이곳이 출발지점이다.

*** 자, 그럼 이제 놀아볼까요

(1) 준비=먼저 말판을 펼친 뒤 아무렇게나 모든 타일을 고정된 타일 사이 사이에 끼워 넣는다. 총 49개의 타일이 들어 가도록 돼 있으므로 타일 한장이 남게 된다. 카드를 나눠 가진 뒤 말판 모서리 네곳 중 한곳에 각자의 말을 놓고 시작한다.

(2) 플레이=자신의 말을 움직여 들고 있는 카드와 같은 그림의 타일을 찾아간다. 예를 들어 '민 종사관'카드를 들고 있다면 타일 가운데 그가 그려진 곳을 찾아 말을 이동해야 한다. 이 때 반드시 서로 이어지는 길로만 움직일 수 있다. 찾아가는 데 성공하면 한번 더 움직일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

(3) 엑스트라 타일=말판 밖에 남아 있는 한장의 타일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승패의 관건. 원하는 곳까지의 길이 막혔다면 이 엑스트라 타일을 이용해 한쪽 라인 전체를 밀어낸다. 이렇게 했는데도 길이 막혀 더 이상 움직일 수 없다면 적당한 타일에 말을 멈춰 놓고 다음 순서를 기다린다. 말판 밖으로 밀려나간 타일은 다음 게임자가 엑스트라 타일로 이용한다.

※팁=내 말이 맨 끝 타일에 놓여 있을 경우 순간이동 시킬 수도 있다. 엑스트라 타일로 인해 말이 말판 밖으로 떨어져나갈 경우 맞은편 타일 위로 옮겨 놓는다. 상대방을 방해하는 방법이 될 수도 있다. 4명까지 할 수 있는 게임이지만 2명이 해도 장기나 체스같은 흥미진진함을 만끽할 수 있다. 2명이 할 땐 카드를 12장씩, 3명이 할 땐 8장씩 나눠가지면 된다.

*** 이런 게 재미있어요

1.텀블링 몽키=원숭이들이 매달려 있는 나무 줄기를 하나씩 뽑아내는 게임. 원숭이를 많이 떨어뜨리는 사람이 벌칙을 받는다. 장난감같은 장비에 게임방식도 간단해 유아들도 즐길 수 있다. /인원제한 없음/2만2000원선

2.헥센 렌넨=일년 중 낮이 가장 긴 하지, 얼음.폭풍.숲.구름의 마녀들이 모여 달리기 경주를 한다. 말판 없이 둥근 딱지를 가지고 내 맘대로 길을 만들어 즐긴다. 말 운용 방식이 윷놀이와도 비슷한 게임. /2~4명/한국어판 3만9000원선

3.카르카손=지중해.대서양 사이에 끼여있는 지정학적 위치 탓에 여러 차례 전쟁터가 됐던 프랑스 남부의 동명 지역이 배경이다. 성.도로.농장.수도원을 지어 더 큰 영향력을 확보하는 게임. 타일마다 깜찍한 그림이 압권. /2~5명/한국어판 2만6000원선

도움말=인터넷 보드게임 동호회 카탄(cafe.daum.net/CATAN)운영자 박성진씨.

-보드게임방(www.boardgamebang.com)

-루비콘(lubicon.nexon.com)

-인터하비(www.mageclub.com)

-다이브다이스(www.divedice.com)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