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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배구 ‘왼손 거포 전성시대’ 이유 있었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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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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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잡이 찾는 감독들=지도자들은 배구 꿈나무 발굴 때 왼손잡이를 선호한다. 왼손잡이는 세계 인구의 13%(2007년 런던대 연구 결과). 왼손 기피문화가 있는 한국은 그 비율이 더 낮다. 문용관 KBS N 해설위원은 “왼손잡이를 선호하는 건 희소성 때문”이라고 말했다. 배구선수로서 왼손잡이는 ‘축복’인 동시에 ‘제약’이다. 현역 왼손잡이로는 라이트 박철우, 장병철(삼성화재), 양성만(켑코45), 김민욱(신협상무)과 세터 황동일(LIG손보)이 있다. 이처럼 왼손잡이는 라이트와 세터뿐이다. 레프트와 센터는 없다. 포지션상의 제약 때문이다. 왼손잡이가 레프트에 서면 세터를 등진다. 토스 거리도 오른손잡이 때보다 길어야 한다. 블로킹에 차단될 가능성이 크다. 센터도 사정은 같다. 하지만 라이트에서는 상황이 정반대다. 왼손잡이 라이트는 세터를 보며 공격을 하고 토스 거리도 오른손잡이 때보다 짧다. 또 라이트는 디그(상대 스파이크를 받아내는 것)에 이어지는 2단 공격 때 공을 보며 공격하기 때문에 유리하다. 왼손잡이 라이트 출신인 김세진 KBS 해설위원은 “어려운 공을 도맡아 처리하기 때문에 왼손 라이트가 팀의 해결사 소리를 듣는 것”이라고 말했다. 왼손잡이는 서브 때도 유리하다. 서브를 넣는 지점부터 공의 진행 방향과 회전 등이 오른손잡이와 다르다. 서브리시브를 하는 상대가 혼동하기 십상이다.

◆왼손잡이 명세터 계보=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과 신영철 전 LIG 감독. 선수 시절 ‘세계적 세터’ 소리를 들었던 두 사람은 왼손잡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왼손잡이 세터는 서브리시브된 공을 직접 2단 공격하기 쉽다. 상대는 세터가 공격을 할지 토스를 할지 헷갈려 막기 어렵다. 왼손잡이 세터 황동일의 공격이 많은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김세진 위원은 “왼손잡이 세터가 2단 공격 폼으로 속공을 올리면 상대 블로커는 속수무책이 된다”고 말했다.

장혜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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