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찰스왕세자 홍콩위해 기도 고별연설 - 홍콩 주권반환 현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5면

30일 오후10시45분(현지시간). 유종하(柳宗夏)외무장관과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등 세계 각국의 4천여 귀빈들이 컨벤션센터 신관 그랜드 홀로 입장하면서 역사적인 주권이양식 행사의 숨가쁜 긴장이 감돌기 시작했다.

단 한개의 기둥도 없이 지어진 약 1천3백평의 세계 최대 홀은 50여분이 지나서야 장내가 정돈될 만큼 웅장한 모습.각국 외무장관단은 단하의 앞줄에 자리잡았다.

이어 오후11시35분,군악대 입장. 5분 후 군악대의 연주 속에 장쩌민(江澤民)주석을 필두로 한 중국대표단 5명과 찰스 왕세자를 앞세운 영국대표단 5명이 단상 한복판을 양분해 대칭되게 만든 특별석에 착석했다.

5분여가 지난 뒤 중국어와 영어로 동시에 공식적인 개막선언이 이어졌다.

곧바로 각기 36명으로 구성된 중국과 영국의 의장대가 3열 12횡대로 열을 지어 정렬한 뒤 역시 트럼펫 주자들의 힘찬 팡파르가 울려 퍼져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오후11시51분쯤,찰스 왕세자가 고별사를 낭독했다.

홍콩통치에 대한 회고와 앞으로 홍콩의 안정과 번영을 위해 기도하겠다는 5분여의 연설이 끝나자 대회장은 우렁찬 박수소리로 가득찬다.오후11시57분,양국 기수단이 입장,단상에 오른다.

곧이어 자정을 1분여 남겨놓고 영국국가인'신이여 여왕을 구원하소서'가 울려퍼지는 가운데 영국국기인 유니언 잭과 홍콩기가 내려온다.

마침내 1백56년 영국식민통치를 마감,주권이 이양되는 1일 0시.그랜드 홀은 5천여 인파로 가득하지만 숨소리 하나 들리지 않는다.

중국국가인'의용군행진곡'이 울려 퍼지는 가운데 중국국기인 오성홍기와 홍콩특별행정구기가 나란히 게양,중국 속의 홍콩이란 새 시대가 열렸음을 세계에 고했다.

귀빈들의 박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江주석이 연단에 나서 일국양제(一國兩制)와 50년 고도자치,홍콩인들에 의한 홍콩통치가 계속될 것임을 온세계를 향해 밝힌다.홍콩 회수를 계기로 치욕의 역사를 씻어버린다는 자신과 의지가 동시에 배어있었다.

연설을 마친 江주석은 찰스 왕세자등과 악수를 나눈 뒤 퇴장한다.

이로써 35분간에 걸친 20세기 최대 역사적 사건의 막이 내린 것이다.

오전1시반,컨벤션센터 신관 3호실에서 둥젠화(董建華)행정장관등 1백명에 달하는 홍콩특구의 주요 관원들이 江주석 앞에서 베이징(北京)표준어인 만다린으로 홍콩특구에 충성을 선서,새 시대가 도래했음을 천명했다. 홍콩=유광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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