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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의 작곡가’ 즐기는 네가지 방법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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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1면

1809년, 역사적인 두 작곡가가 엇갈렸다. 하이든이 세상을 떠났고, 멘델스존이 태어났다. 고전주의와 낭만주의의 대표 작곡가가 한 해에 운명을 달리하면서 시대의 변화를 알렸다. 올해는 하이든 서거 200주기, 멘델스존 탄생 200주년이다. 다작(多作)의 작곡가라는 공통점을 가진만큼 기념 연주의 프로그램도 풍성하다. ‘올해의 작곡가’를 즐기는 방법이 2월에만 네가지다.

김호정 기자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

① 부천시향, 하이든 교향곡으로

 부천시립교향악단은 하이든의 교향곡 중 번호가 붙은 마지막 교향곡을 연주한다. 104번 ‘런던’이다. 부천시향은 이처럼 작곡가의 생애가 담겨있는 프로그램을 짰다. 그의 젊은 시절 활력을 볼 수 있는 첼로 협주곡 1번에서 자신의 장례식에서 연주해줄 것을 부탁한 교향곡 44번까지 포함됐다. 이례적으로 장수(77세)하고 많은 작품을 남긴 하이든의 작품 세계와 생애를 한눈에 살펴볼 기회다. 작곡가 말러 시리즈로 국내에 ‘말러 붐’을 일으키고 지금도 브루크너의 교향곡 전곡을 연주 중인 교향악단이 차린 또다른 ‘작곡가 성찬’으로 볼 수도 있다. 2월 6일,13일 부천시민회관.

② KBS, 스승 하이든 + 제자 베토벤

 KBS 교향악단은 부천시향과 같은 재료로 다른 상을 차렸다. 하이든의 마지막 교향곡 ‘런던’을 베토벤의 작품과 나란히 배치했다. 당대 최고의 작곡가였던 하이든에게 베토벤은 교향곡의 기초를 배웠다. 하이든은 제자를 인정하면서도 그의 거친 기질과 시대를 거스르는 감각을 불편해 했던 스승이었다. ‘런던’보다 약 10년 늦게 완성된 베토벤의 교향곡 4번은 스승을 뛰어넘어 더 큰 명성을 얻은 작곡가의 세계를 보여준다. 2월 19일 KBS홀, 20일 예술의전당.

펠릭스 멘델스존

③ 서울시향, 멘델스존 실내악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의 단원 10명은 작은 규모의 실내악에 주목했다. 100명 단위의 오케스트라에서 떨어져나온 ‘소모임’격이다. 악장 데니스 김, 각각 비올라·첼로 수석인 홍웨이 황, 주연선 등이 모여 멘델스존의 실내악 작품 만을 골라 음악회를 연다. 연주자들은 악기 두대가 함께하는 소나타에서 현악 8중주까지 다양한 작품을 골랐다. 멘델스존이 8대의 현악기에게 각기 다른 파트를 주고 입체적인 음향을 요구한 8중주 작품은 그의 실내악 중 최고로 꼽히는 ‘필청(必廳)’곡. 흔치 않은 악기 조합을 쓴 멘델스존의 독창성을 대표한다. 2월 6일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④ 클래식FM, 실황 음악 닷새간 특집

 세계 무대의 연주자들은 어떻게 멘델스존을 추억하고 있을까? KBS 클래식FM의 ‘FM 실황음악회’에서는 최근 전세계의 주요무대 실황을 전한다. 교향곡과 합창곡, 실내악 등 다양한 장르의 음악을 방송하는 데 꼬박 닷새가 걸릴 예정. 파보 예르비가 지휘하는 프랑크푸르트 방송 교향악단, 카잘스 4중주단 등이 연주한 음원이다. 합창단과 오케스트라, 독창자가 동원되는 대규모 작품인 오라토리오 ‘엘리야’도 들을 수 있다. 국내 무대에서는 잘 공연되지 않는 작품이다. 31일부터 2월 4일까지 오후 8시 FM 93.1Mhz.

◆프란츠 요제프 하이든(1732~1809)=하이든·모차르트·베토벤으로 이어지는 고전주의의 개척자다. 모범적이고 경건한 고전주의 음악의 정석을 보여줬다. 104곡의 교향곡을 작곡하면서 대규모 오케스트라 작품의 기틀을 다졌다. 빈에서 귀족에게 봉직하는 작곡가로 일하다 런던으로 옮겨간 시절에는 프리랜서로서 전성기를 지냈다.

◆펠릭스 멘델스존(1809 ~47)=독일 낭만주의 대표 작곡가. 14세가 되는 해까지 수십개의 성악곡, 8개의 교향곡, 6개의 실내악곡 등을 작곡했다. 부유한 은행가의 아들로 태어나 풍부한 교육을 받았고 외국을 자주 여행하면서 받은 느낌을 작품에 쏟아냈다. 뒤셀도르프, 라이프치히 등에서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지휘자 등으로 활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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