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는 지금 담배와 전쟁중 -19개구, 미국에 年 100억弗 배상청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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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3면

세계 각국의 미국 담배를 상대로 한'담배 전쟁'이 확산되고 있다.미 담배업계가 3천6백85억달러(약 3백31조원)를 배상키로'백기 투항'한데 뒤이은 여파다.

미국에서 역사적인'담배 합의'가 이뤄진지 하루만인 지난 21일 대만.인도.스웨덴등 19개국 금연운동단체들은 미 담배회사들에 매년 1백억달러를 지원하도록 합동으로 촉구하고 나섰다.이들은“전세계 흡연인구중 미국인은 4%에 불과하다”며“따라서 미 담배회사들의 손해배상이 자국민에 한정된다는 것은 언어도단”이라는 주장을 펴고있다.

세계보건기구(WHO)에 의하면 오는 2020년까지 예상되는 흡연관련 사망자는 매년 1천만명.이 가운데 70%가 제3세계 국민으로 추정됨에 따라'원인 제공자'라 할 수 있는 미 담배회사들이 배상책임을 져야한다는 논리다.이를 주도하고 있는 아태(亞太)금연협회측은 미 담배회사들이 연 1백억달러를 WHO에 기부,금연운동을 지원토록 해야한다는 청원서를 이미 미 법무부에 보냈다.

미국의 해결 방식을 본뜬,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손배소송도 각국에서 속속 진행중이다.그중에서 가장 앞선 나라는 단연 영국.영국의 경우 이미'벤슨 앤드 헤지'사등 양대 자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이 제기된 상태며 크로이든 카운티등 영국의 11개 지방정부 당국은 최근 흡연관련 질병의 치료비를 요구하는 소송을 추가로 내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미국 담배회사를 상대로 한 집단소송도 구체화될 조짐이다.호주에서는 미 담배업체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라는 압력이 마이클 울리지 보건부장관에게 쏟아지고 있는 형편이다.

일본.홍콩.캄보디아.몽골의 금연운동가들도 이번 미국 주정부와 담배회사간의 분쟁결과를 예의주시하며 소송대열에 뛰어들 기세다.미국내 결과가 금연운동계 쪽으로 유리하게 난만큼 이들의 소송제기는 시간문제인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관련 법률전문가들은 제3국 단체들이 자국이 아닌 미국 법정에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높을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남정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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