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화 10년' 심포지엄 주요 발표 요지 - 전남대 사회학 정근식 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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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6월항쟁 이후 한국 사회의 변동은 종합적.입체적 분석이 필요하다.

6월항쟁은 투쟁지역의 전국성,투쟁기간의 지속성,시위 참여의 전계층성,그리고 투쟁결과의 성과 등에서 80년 광주 민중항쟁과 비교할 만하다.6월항쟁 이후 한국의 군부통치는 결정적으로 약화되고 제도적 민주화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그 첫 단추가 바로 6.29선언이었다.그러나 6.29선언은 밑으로부터의 압력에 대한 굴복이었지만,한편 중산층을 운동전선에서 분리시키고 민주운동권 내부를 분열시키는 고도의 전략이기도 했다.

또 그속에는 87년 대선에서 독재와 민주의 대립구도를 영남 대 호남의 지역적 대립으로 바꾸려는 권력블록의 지역균열 프로젝트가 담겨있었다.권력블록의'두 국민 전략'은 이후 3당합당과 92년 대선과정에서 적나라하게 표출되었다.

구조적으로 최대권력을 확보할 수 없는 지역과 정치세력은 차선책으로 지역권력(최소권력)을 필요로 했다.

지방자치제는 결과적으로 이같은 정치적 타협과 지역주의의 부산물이었다.95년 6.27지방선거 결과는 한 정당이 그 지역의 패권을 장악하는 지역주의의 성격을 극명하게 보여주었다.지역주의 체제하에서 지방자치가 갖는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중앙정부의 권한을 지방에 대폭 이양해야 한다.지역사회의 민주화는 지역사회 내부의 노력이 필요하나,보다 근본적으로는 전체 권력구조를 변화시킬 때 가능하다.

전남대 사회학 정근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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