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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도해 위로 솟은 天上花園 - 장흥 천관산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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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45면

천관산(전남장흥군관산읍.7백23)에 오르면 누구나 시인이 된다.다도해에 떠있는 노력도.금당도.금일도등 크고 작은 섬들이 한폭의 그림으로 와닿는다.산 위에는 신만이 아는 바위들의 천상화원이 펼쳐져 있다.그 아름다움에 흠뻑 젖으면 노래 한구절쯤 절로 나오게 마련이다.

관산벌에서 올려다 본 천관산에는 그저 고만고만한 바위 몇개만이 서있다.그러나 높이를 올릴수록 바위들은 마치 신들이 펼치는 경연처럼 거대한 조각품으로 다가온다.

다도해에 보릿대를 태우는 연기와 옅은 해무가 얕게 깔리는 저녁무렵.석양에 비친 천관산의 바위들은 기둥처럼 서서 하늘을 찌르고 있어 그 위세가 등등하다.

다도해를 끼고 있는 산치고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다.달마봉(전남해남군송지면.4백89).두륜산(전남해남군삼산면.7백3).와룡산(경남사천시.7백99)등에 오르면 쪽빛 바닷물이 발길을 끈다.그러나 천관산에서는 유독 다도해의 풍광보다 바위가 펼치는 모습이 아름답다.정상에서 맞이하는 다도해의 월출은 천관산이 주는 또 하나의 선물이다.

호남정맥에서 가지친 탐진지맥이 남해로 빠지기전 크게 용틀임한 것이 천관산이다.지리산.월출산.내장산.내변산과 함께 호남의 5대 명산중 하나다.

아육왕탑,용 두마리가 서로 마주보는 구룡봉,원숭이 모양의 불영봉,천관산 바위봉우리중 가장 높은 천주봉등이 저마다의 모습을 한껏 뽐낸다.천관산 정상인 연대봉에서 구룡봉으로 이어지는 10리 능선길에 올라서면 누가 있는지 한눈에 들어온다.감출 곳이 없다.

천관산 등산로는 10여코스가 있다.그러나 모든 길은 연대봉으로 이어진다.장천재(長川齋)에서 오르는 길이 가장 많이 이용되는 코스다.장흥에서 회진행 버스를 타고 관산읍에서 하차해 회진방향으로 5백여 걸으면 천관산관광농원이라는 팻말이 나온다.이곳에서 농로를 따라 10여분 들어가면 장천재에 닿는다.

울창한 숲을 뚫고 30여분 오르면 왼편으로 전망이 트인다.고흥반도앞 득량만이 한눈에 들어온다.눈앞에 펼쳐진 능선은 마치 설악산의 공룡능선처럼 뾰족뾰족한 바위가 이어져 있다.금수봉~관음봉을 거쳐 천주봉까지는 이곳에서도 30분 더 올라야 한다.

천주봉에서 720봉까지는 10여분의 거리지만 땀을 식히며 바위구경도 할겸 쉬엄쉬엄 오르는 것이 좋다.

720봉에서 연대봉까지는 부드러운 능선길이 이어지며 잘록한 안부에는 장흥산악회에서 만든 감로천의 맑은 물이 심한 가뭄을 제외하곤 사시사철 흐른다.연대봉 봉화대에 올라서면 천주봉쪽을 제외한 3면의 바다가 탁 트인다.관산벌과 다도해.회진포구.대덕읍이 막힘없이 보인다.

하산길을 따라 40여분 내려가면 장천재에 닿는다.산행의 시작과 끝이 같아 승용차를 이용해도 된다.차는 산행이 시작되는 장천재앞 공터에 놓아둔다.총 산행시간은 4시간이면 족하다.

▶교통편=43면 여행쪽지 참조. 장흥=김세준 기자

<사진설명>

천관산의 바위들은 신들이 빚은 거대한 조각품처럼 우람하게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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