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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식, 세계를 요리하라 ① 세계는 음식전쟁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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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한식 세계화 전도사’를 자처해온 두바이의 7성급 호텔 버즈알아랍의 수석총괄조리장 에드워드 권(38·본명 권영민)이 세계에서 가장 높은 빌딩인 버즈두바이의 조감도를 배경으로 포즈를 취했다. 미국·중국·두바이의 특급호텔에서 근무하며 한식을 알려온 그는 이달 29일 ‘2009 다보스 포럼’의 ‘한국의 날’ 만찬 총괄셰프로 참여, 전 세계 VIP를 대상으로 19가지 한식요리를 선보일 예정이다. 그는 “한국적인 것을 바탕으로 세계인의 눈과 코와 입에 한식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아랍어권 22개국에서 방영되는 두바이TV의 요리 프로그램 ‘오사마와 함께 더 맛있게’를 진행하는 오사마 엘사예드는 갈비구이·갈비찜·삼계탕·갈비·돌솥비빔밥·미역국·갈치조림을 비롯한 한식을 소개하고 있다. 프로그램 제작을 위해 지난해 10월 한국을 찾았던 그는 “아랍권에서 ‘대장금’이 방영되면서 한국음식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며 “특히 마늘과 생강·설탕이 어우러져 내는 매콤한 맛의 갈비구이와 갈비찜에 아랍 부유층이 반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식의 세계 시장화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 거주 외국인들의 58.5%가 “한국음식의 글로벌화가 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있다(한국이미지커뮤니케이션연구원의 ‘2007년 외국인 오피니언 리더 조사’). 외국인들이 한국을 방문하는 이유 1위가 ‘한국음식을 맛보고 싶어서’(49.2%)이다(한국관광공사의 ‘2006 외래 관광객 실태’). ‘한국’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을 묻는 질문에 1위가 ‘한국 음식(김치·불고기 등)’(57.0%)이고 2위 ‘자동차’(46.9%), 3위 ‘경제성장’(43.6%), 4위 ‘올림픽·월드컵’(42.5%)으로 나타나기도 했다(KOTRA의 ‘2005 국가 이미지 현황’). <관계 시리즈 4, 5면>

세계는 이미 음식전쟁이 한창이다. 총지휘부는 각국 정부다. 일본 정부는 1981년 농림수산성 산하 외식산업실에 외식산업총합조사연구센터를 설치해 음식 세계화를 체계적으로 지원해 왔다. 2010년까지 일식 인구를 12억 명으로 늘리는 게 목표다. 이탈리아는 91년 ‘외국인을 위한 이탈리아 요리 연구소(ICIF)’를 세우고 20여 곳에서 외국어로 자국 요리를 가르치고 있다. 프랑스도 전략적으로 외국인 요리사를 양성하고 있다.

태국은 탁신 친나왓 총리 시절이던 2000년부터 자국 음식의 세계화를 국가 전략의 하나로 삼아 왔다. 태국음식 세계화 본부인 ‘키친 오브 더 월드’의 보라문 푸앙아롬 본부장은 “왕실의 지원 아래 꾸준히 세계화를 추구한 결과 2000년 5500개이던 해외 태국 음식점은 지난해 1만1000개 이상으로 늘었다”며 “그 결과 농산물 수출이 7년 새 세 배로 증가했고 식기·공예품 등 관련 문화상품과 인력의 해외 진출이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강연·출판·조사 활동을 벌이며 꾸준히 한식 세계화를 외쳐온 광주요의 조태권 회장은 “2020년까지 20억 명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전 세계 중산층을 겨냥해 지금부터 한식의 격을 높이고 해외로 진출해야 한다”며 “한식 세계화는 우리 문화를 살찌우고 후손들이 먹고살 새로운 시장을 하나 만들어주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미 뉴욕·파리·빈·도쿄 등에선 한국인보다 외국인 손님이 더 많은 한식당이 늘고 있다. 한식 세계화가 물살을 타고 있는 것이다. 중앙일보는 올해 한식 세계화를 연중기획으로 다룬다. 우선 세계화 전략을 국내외 성공사례를 중심으로 3회에 걸쳐 시리즈로 짚어본다.

◆특별취재팀: 팀장=채인택 피플·위크앤 에디터, 방콕·홍콩=최형규 특파원, 도쿄=김동호·박소영 특파원, 파리=전진배 특파원,뉴욕=남정호 특파원, 유지상·권혁주·이도은 ·전수진·송지혜 기자, 사진=권혁재 전문기자 , 사진=권혁재 사진전문기자

※이 기사와 관계 시리즈는 중앙일보의 영어신문인 ‘JoongAng Daily’에서 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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