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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씨름] 이태현·김경수 “모래판 돌아오니 행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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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설날마다 가마 타는 남자’ 윤정수(24·수원시청·사진)가 설날 장사 씨름대회 3연패를 달성했다.

민속씨름 중량급 최강자 윤정수는 27일 서울 장충체육관에서 벌어진 2009 설날 통합 장사씨름대회 백호·청룡 통합장사전(90.1kg 이상) 결승에서 유승록(27·용인백옥쌀)을 3-0으로 꺾고 또다시 장사 가마에 올랐다. 이로써 윤정수는 2007, 2008년에 이어 설날 백호·청룡 통합장사전을 3연속 우승하며 상금 2000만원을 받았다.

화끈한 명승부를 기대했던 팬들로서는 아쉬움이 남는 결승전이었다. 지난해 12월 경남 남해에서 열린 천하장사 결승에서 유승록을 꺾었던 윤정수는 결승 첫판에서 밀어치기로 상대를 모래판에 쓰러뜨렸다. 둘째·셋째 판은 윤정수의 힘에 밀린 유승록이 장외로 밀려나는 바람에 경고를 받았고, 1분의 경기 시간 안에 승부가 나지 않아 윤정수가 경고승을 거뒀다. 윤정수는 8강전부터 결승까지 힘과 체중(170kg)을 앞세운 밀어치기로만 승리해 개운치 않은 뒷맛을 남겼다. ‘기술이 단조롭다’는 평가를 극복하지 못했다.

이날 스포트라이트는 ‘돌아온 천하장사들’에게 쏟아졌다. 종합격투기로 진출했다가 2년6개월 만에 복귀한 이태현(33·구미시체육회), 은퇴했다 3년 만에 컴백한 김경수(37·시흥시체육회)가 복귀전을 치렀다. 2주 정도 훈련하고 대회에 출전한 두 베테랑은 무난히 8강에 올랐지만 거기까지가 한계였다. 이태현은 우형원(28·용인백옥쌀)에게 0-2(계체량 패, 밀어치기 패)로 졌고, 김경수도 유승록에게 0-2로 완패했다.

이태현은 “상대 힘을 안으로 끌어당겨 감아쳐야 하는데 힘을 밖으로 뻗는 격투기 습관이 나와 힘들었다”며 “그래도 내 이름을 불러주는 팬들을 보면서 푸근하고 행복했다. 열심히 훈련해 이만기 선배와 동률인 백두장사 기록(18회)을 깨겠다”고 말했다.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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