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한미군 2만5000명 시대] 美 "감축 대상 부대는 논의 가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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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한미군 감축을 논의하기 위해 방한한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는 용산기지 이전과 관련, 지지부진한 한.미 협상에 우려를 표시했다. 이전협상이 늦어지면 한.미동맹에 영향을 미치고 주한미군의 장기 주둔도 불안해진다고 시사했다. 한국 기자를 상대로 자청한 공개 인터뷰에서 이같이 발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다음은 일문일답.

-용산기지 이전 협상 합의가 늦춰지면 어떻게 되나.

"협상이 시간을 맞추지 못하면 위험이 있다."

-어떤 의미에서의 위험인가.

"주한미군 철수까지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지난해 한.미 정상이 합의한 2007년 용산부지 반환에 어려움이 생긴다. 이는 한.미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앞으로 몇 주 안에 용산기지 이전에 합의하지 못하면 의회 통과와 예산 확보가 안 돼 내년을 완전히 허탕치게 된다. 용산기지 이전이 예정대로 안 된다는 말이다. 용산기지 이전과 미2사단 이전이 모두 지연돼 안타깝다."

-주한미군 감축 병력(1만2500명)과 감축 시기(2005년 말)가 협상 대상이 될 수 있나.

"지난 일요일에 열린 한.미 양측의 3인위원회는 감축 논의의 첫 출발점이다. 이날 미국 측의 생각을 전달하고, 한국 측에는 의견을 달라고 요청했다. 우리는 감축할 부대에 관한 자세한 구상이 있고 한국군과 즉각 공유할 것이다. 감축부대에 관한 구체적인 내용은 양국 군 간에 논의될 부분이다. 한국 의견을 반영할 것이다."

-해외주둔 미군 재배치 계획(GPR)은 다른 나라도 관련이 있나. 언제 감축이 시작되나.

"GPR는 2~3년 전부터 구상됐다. 전 세계 미군이 대상이다. 미국은 한국과 처음으로 GPR에 관해 공식 논의하는 것이다. 2002년 한.미연례안보회의(SCM)에서 군 조정과 병력 태세 등에 관해 이미 논의가 시작됐다. GPR 이후 주한미군은 더 강화되고 전 세계 미군이 더 신속하게 한반도에 투입될 것이다."

-한국의 중요도가 떨어져 주한미군은 1.5 등급 기지라는데.

"미 정부가 한국에 이 부분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다. 그런데 정말 오해가 생겼다. 미국은 한국을 가장 중요한 동맹 가운데 하나로 생각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바로잡고자 한다.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도 지난 5일 싱가포르 안보회의에서 조영길 국방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런 얘기를 했다."

김민석 군사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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