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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운드 오브 뮤직'의 줄리 앤드루스 올62세 건강나빠 8일 고별공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9면

'미국의 영원한 소녀'로 일컬어지는 여배우 줄리 앤드루스(62)가 마침내 브로드웨이 무대와 작별을 고했다.

환갑의 나이에 뉴욕 브로드웨이 뮤지컬'빅터/빅토리아'의 여주인공을 맡아 화제를 모았던 그녀는 1년8개월간의 강행군 끝에 결국 건강이 나빠져 지난 8일(현지시간)고별무대를 가졌다.

마르키스극장에서의 마지막 공연 커튼콜에서 동료배우와 관객들은 다함께 그녀의 출세작'사운드 오브 뮤직'의 주제가'에델바이스'를 합창,감격의 눈물을 자아냈다.영화에서 그녀의 상대역(퇴역 대령)으로 나왔던 크리스토퍼 플러머도 이 행사에 참석했다.

관객들은 그동안 뮤지컬을 보기 위해서라기보다 앤드루스를 보러 몰려들었다.그녀가 출연할 때는 만원사례였고,몸이 아파 대역이 나오는 날엔 눈에 띄게 관객수가 줄었다.

그녀의 연기는 60대 할머니로는 도저히 믿어지지 않았다.전성기에 못미치는 목소리의 핸디캡을 극복하기 위해 그녀는 더더욱 정열적인 춤과 연기로 주8회의 공연을 소화해왔다.피아노 위에까지 뛰어올라가 펼치는 아슬아슬한 율동에 관객들은“행여 다치지 않을까”하며 숨을 죽였고,드디어 막이 내리면 일제히 기립박수를 보냈다.

그러나 나이를 속일 수는 없었던지 최근 몇달 동안에는 1백회 가까이 공연에 불참하고 대역을 내보냈었다.성대와 담낭의 질환이 도져 더이상 뮤지컬 배우와 같은 '중노동'은 무리였다.

30여년만의 브로드웨이 복귀작 '빅터/빅토리아'는 지난 82년에 만들어졌던 같은 제목의 영화 코미디물을 재구성한 것.영화와 연극 모두 남편인 블레이크 에드워즈(75)가 연출했고,그녀가 여주인공을 맡았다.1930년대 프랑스 파리를 무대로 한 이 연극은 여가수(빅토리아)가 여가수로 분장한 남자(빅터) 행세를 하면서 스타가 되지만 사랑에 빠지면서 결국 신분을 드러내게 된다는 줄거리다. 뉴욕=김동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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