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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 “역사의 새 장 열렸다” … 푸틴은 “기대 크면 실망도 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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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축하 인사 릴레이=미국과 돈독한 우호 관계를 유지해 온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오바마에 대한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사르코지는 “우리는 오바마 대통령이 어서 업무를 시작하길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며 “그와 함께 세계를 변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했다.

미국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의 취임식이 열린 20일(현지시간) 세계인의 눈은 역사의 현장인 미국 워싱턴으로 향했다. 감격과 기대, 설렘과 기쁨, 환호까지…. 지구촌 곳곳에 TV로 생중계된 취임식을 지켜보는 세계인의 표정이 다채롭다. [AP=연합뉴스]


미국의 맹방인 영국의 고든 브라운 총리도 “오바마는 위대한 비전을 가진 사람”이라며 “미국과 세계 역사에 새 장이 열렸다”고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하비에르 솔라나 유럽연합(EU) 외교정책 대표는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FT)에 기고한 글을 통해 “오바마 정부의 출범은 미국·유럽 양 대륙에 다자주의 외교 약속을 재확인하는 기회”라며 오바마에게 “미국 등 그 어떤 나라도 혼자 힘으로 모든 문제를 풀 수 없음을 받아들이라”고 충고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총리는 21일 “오바마 대통령과 손잡고 아시아·태평양 지역과 세계의 평화·번영을 위해 힘쓰겠다”는 축화 담화를 발표했다. 교황 베네딕토 16세는 “평화를 증진하고 기아·빈곤에 맞서 싸워 달라”는 축전을 보냈다.

20일(현지시간) 미 워싱턴DC 국회의사당에서 열린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식장에서 조 바이든 부통령(左)이 부인 질과 함께 취임선서를 하고 있다. 그의 선서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선서에 앞서 이뤄졌다. [워싱턴 AP=연합뉴스]


◆뼈 있는 한마디=독일의 앙겔라 메르켈 총리는 “오바마 대통령에게 최고의 행운이 함께하길 기원한다”면서도 정책 협조에 대해선 냉정히 선을 그었다. 메르켈은 미국의 아프가니스탄 추가 파병 요청을 계속 거부할 것임을 시사하며 “우리는 (미국) 대통령이 누구인가보다 우리의 능력과 경험에 따라 결정한다”고 말했다. 직접 대화로 이란 핵 문제를 풀겠다는 오바마의 계획에도 회의적인 반응을 보였다.

중국·러시아 정부 관계자들은 미국과 자국 간에 논란이 되고 있는 문제들을 지적하며 조속한 해결을 주문했다. 장위(姜瑜)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미국은 (1982년 체결한) 중·미 공동성명의 원칙을 준수할 의무가 있다”며 “대만에 대한 무기 수출과 공동 군사훈련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실용주의를 바탕으로 미사일방어(MD) 계획, 북대서양조약기구 확대 등 양국 간 문제들을 해결하기 바란다”고 밝혔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총리는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크다”고 말했다. 베르나르 쿠슈네르 프랑스 외교장관도 “오바마 대통령은 ‘요술 지팡이’를 갖고 있지 않다”며 “그가 모든 문제를 일시에 해결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세계 곳곳서 축제=세계 곳곳에선 오바마의 취임 축하 행사가 이어졌다. 오바마 아버지의 고향인 아프리카 케냐의 코겔로 마을에선 주민·관광객 등 3000여 명이 모였다. 소·양 여러 마리가 제물로 바쳐졌고 밤새 축제가 계속됐다. 지난해 7월 오바마가 대통령 후보 자격으로 방문했을 때 그의 연설을 들으러 20만 명이 운집했던 독일 베를린에선 20일 수천 명이 축하 파티를 열었다.

오바마와 이름이 같은 일본 후쿠이(福井)현 오바마(小濱)시 7개 사찰은 20일 밤 일제히 타종식을 하고 오바마 정권의 성공을 기원했다. 오바마의 모교인 하와이 푸나호 스쿨에서는 학생·학부모 등이 참석한 가운데 하루 종일 오바마 대통령 관련 행사가 이어졌다.

김한별 기자, [외신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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