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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대학 벽 넘을 수 있다는 자신감 심어준 게 가장 큰 보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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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영남대도 할 수 있다. 지방에 있지만 수도권 대학의 벽을 극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구성원에게 심어준 게 가장 큰 보람입니다.”

임기 4년을 마치고 22일 퇴임식을 하는 영남대 우동기(57·사진) 총장의 소감이다. 그는 “이런 자신감은 중앙일보 대학평가가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고 운을 뗐다. 평가 결과 2004년 전국 36위를 했으나 작년에는 20위로 뛰어오르면서 동문이 학교를 한번 키워 보자며 열정과 사랑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그는 “오는 10월 2008년 성적을 발표하면 영남대는 전국 10위권에 진입할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발전의 비결이 뭐냐고 묻자 그는 교원 인사제도의 개혁과 연구 분위기 조성을 들었다. 정년보장 기준을 ‘부교수 이상’에서 ‘정교수’로 강화하고, 연구실적이 기준 이하면 호봉 승급을 제한한 것이다. 또 연구지원 예산을 2006년 19억원에서 2007년 60억원, 2008년 90억원으로 늘려 연구교수를 파격 지원했다. 그는 “교원들의 이런 경쟁과 자생력이 발전 비결”이라고 덧붙였다.

아쉬운 점도 없지 않단다. “새로운 학문 수요에 맞게 교육·연구 조직을 융합적으로 바꾸거나 특성화해야 하는데 그렇게 하지 못했다.” 예를 들어 공과대학 시스템을 소재학부, 에너지학부처럼 수요에 맞게 횡적 구조로 바꾸고 싶었다는 것이다. 교육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전국 최초로 시도한 1년 3학기제를 정착시키지 못한 점도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의 임기는 원래 2월 말까지다. 그러나 교원을 설득해 총장·보직교수의 임기를 1월 말까지로 앞당기도록 학교 정관을 고쳤다. 신임 총장이 2월 한 달에 예산편성·인사 등을 해 3월부터 본격 일할 수 있게 하려는 뜻에서다. 그는 “12월 선거 뒤 취임 때까지 석 달을 기다리는 공백을 메워야 경쟁에서 살아남지 않겠느냐”고 강조했다.

‘개혁’을 위해 2004년 선거 때 연임에 도전하지 않겠다고 한 약속대로 그는 다음달 1일부터 교양학부 평교수로 돌아간다. 또 3월부터 대구가톨릭대 신학대학원(야간 특수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는 “혼자서는 잘 안돼 체계적으로 성경 공부를 하며 신앙심을 키우려는 것이지 학문이나 연구 차원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황선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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